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회장 강석민, 이하 한신협)가 여신금융협회 주도로 입찰이 진행 중인 ‘영세가맹점 IC단말기 전환 사업’에 대해 입찰을 즉각 중단하라는 서한을 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또한 신속한 IC단말기 전환을 위해 밴사와 밴대리점에 IC단말기를 모두 무상교체해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신협은 ‘영세가맹점 IC단말기 전환 사업’과 관련, 수차례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여신협회 사업자 선정 방식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신협 측은 “IC단말기 전환 지원사업 입찰 방식이 특정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요식행위로 보여지며 IC단말기 전환 목적보다는 밴 수수료 인하가 주목적인 입찰”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시장 질서를 무너뜨려 밴대리점을 모두 고사시키는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밴 대리점과 계약이 돼 있는 가맹점에 IC단말기를 타사에서 공급하면 기존 계약에 대한 위약문제가 발생하는 등 시장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체 비용 외에도 위약으로 인한 소송비용, 영세가맹점 위약금, 이후 관리비용을 감안하면 교체비용보다 더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한신협은 신속한 IC단말기 전환을 위해 밴사와 밴대리점에서 관리하고 있는 영세가맹점 MSR단말기를 IC단말기로 모두 무상교체하겠다고 제안했다. 대신 여신협회가 입찰을 중단해줄 것을 촉구했다. 교체 비용에 대해서도 모든 비용을 한신협에서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전환 사업에 투입 예정인 1000억원 기금은 영세가맹점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한신협은 국내 밴사에 별도 서한을 발송하고 여신협회가 진행하는 입찰에 참여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IC단말기 교체와 관련 비용을 요청하지 않을테니 유관 기관과 협의해 IC단말기를 무상 공급해 달라고 제안했다.
한국신용카드밴협회는 “IC전환 사업 입찰 선정기준이 모호해 비용 산정이 다소 어렵다”며 “1000억원이 아니라 2000억원 이상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밴사 간 눈치보기도 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이번 입찰이 특정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요식행위라는 말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이제 와서 입찰을 취소하라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여러 입장이 존재하는 만큼 한신협과 논의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