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구개발(R&D) 과제에 경쟁형 방식이 도입된 이래 첫 수행업체가 선정됐다. 지난해 6월 정부는 통신기술 R&D 사업에 경쟁방식을 도입했다. 연구자(기업)를 미리 선정해 과제 R&D 전권을 맡기던 기존 방식과 달리 복수 연구자를 지정한 후 중간평가에 따라 단일 최종 연구자를 선정하는 이른바 ‘경쟁형 R&D’다.
예산절감 차원에서 단일 연구자만 선정해 지원하던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단일 연구자에게 국한되던 정부 지원이 복수 연구자로 확대되니 수행자 입장에서는 연구기회가 넓어진다. 연구 초기부터 복수가 경쟁하니 긴장감은 높아지게 마련이다. 당연히 성과도 커진다. 수행 연구자에 최종 선정되지 않았더라도 연구 경험을 축적할 수 있고, 추후 협업 기회도 잡을 수 있으니 손해볼 게 없다. 장점이 많다. 정부가 원하는 바다. 산학연 모두가 반긴다.
경쟁형 R&D 시행 첫 단추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끼웠다. ‘개방제어기반 분산구조 모바일 코어네트워크 기술’ 개발과제와 ‘양자 암호 네트워크 핵심기술’ 개발과제에 콘델라컨소시엄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각각 낙점했다. 수행업체 선정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미래부 외에도 3개 부처 8개 사업 형태로 진행 중이어서 기대감이 높다. 제도 시행 성과가 좋으면 더 많은 부처, 다양한 사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아쉬움도 있다. 당초 미래부는 경쟁에서 아쉽게 밀린 나머지 연구자도 과제 협력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었다. 계획과 달리 과제에서 차순위 연구자는 협력동반자 지위를 얻지 못했다. 중도탈락자가 됐다. 이해관계가 얽힌 탓이다. 제도 시행 취지를 살리려면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우려도 있다. 경쟁형 R&D 본래 목적을 달성하려면 투입 예산이 넉넉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대통령은 그제 ‘제로베이스 예산편성’을 재차 강조했다. 세입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함이다. 정부의 허리 띠 졸라매기가 미래 성장동력 탯줄이 될 R&D에 악영향이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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