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지난 연말 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된 장동현 사장이 첫 번째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비전이다. 네트워크 사업자가 플랫폼 사업에 올인하겠다는 건 좀 낯설다. 그것도 새 CEO의 첫 일성이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이야기다.
한때 인프라만 구축하면 막대한 영업이익을 보장하던 네트워크 사업도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이동통신이 발달하면서 유선전화 이용자가 급감했다. 경쟁 격화와 통신료 인하 압박에 수익률이 반 토막이 났다. 무엇보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더 이상 매출 확대가 어려워졌다.
SK텔레콤 변신 선언은 그런 고민의 단면을 보여준다. 앞으로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보겠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시장 맏형 격인 SK텔레콤이 먼저 시동을 걸면서 동병상련을 앓고 있는 후발사업자도 가세할 전망이다.
그러나 쉽지 않을 것이다. 통신사업자가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같은 플랫폼 사업자가 되는 일이다. 조직의 외형뿐만 아니라 임직원 마인드가 바뀌어야 하는 문제다. 이미 SK텔레콤에서 3년 전 분사한 SK플래닛도 플랫폼 시장을 겨냥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플랫폼 시장엔 국내는 물론이고 쟁쟁한 해외 기업도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은 30여년간 몸에 밴 네트워크 기업으로서 조직문화와 비즈니스 방식이 될 것이다. 여전히 돈을 벌어들이는 네트워크 쪽 임원이 득세하고, 플랫폼 신사업 임원의 목소리가 잦아들 공산도 크다. SK텔레콤 혁신은 그런 면에서 외부보다 먼저 내부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승산이 있다. 최고경영진이 확고한 신념을 갖고 단기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때만 가능하다.
코닥, 노키아 등이 혁신에 실패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내부와의 싸움에서 먼저 패배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진정으로 새 활로를 모색하려면 낡은 마인드와 결별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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