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차 벤처기업이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하이브리드 TV 튜너 칩’ 국산화에 성공했다. 수입대체효과가 600억원에 이른다.
레이믹스(대표 조계옥)는 세계 11개국 지상파·케이블 방송 표준을 모두 만족하는 아날로그·디지털 TV용 튜너 ‘R5530’을 개발, 양산한다고 13일 밝혔다. 해당 제품은 최근 삼성전자 TV에 탑재됐다.
TV 튜너는 리모컨과 안테나에서 지상파·케이블TV 신호를 직접 수신하는 칩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채널을 감지해 전달하고 와이파이·LTE 등 다른 통신 신호를 제거한다. 환경에 따라 약하거나 강한 신호를 일정하게 TV 신호를 수신한다.
TV 튜너는 실리콘랩스, NXP 등 해외 기업이 장악해왔다. 국내 시장은 실리콘랩스가 지난 수년간 100% 독점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방송신호를 모두 만족해야 하는데다 세계 11개 표준을 한 개 칩에서 지원해야 하는 난이도 높은 제품이다.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 TV 튜너 칩세트 개발을 시도한 사례가 많았다. 디지털 RF 시스템온칩(SoC) 설계 기술이 취약해 성공 사례는 없었다. 국내 대기업도 TV 튜너를 자체 개발해 탑재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높은 기술 난이도로 중단했다.
레이믹스는 휴대형 디지털 모바일TV용 RF 개발진과 국내 대기업 혼성모드 칩세트 전문가들이 2009년 12월 창업한 회사다. 가정용 TV에 장착하는 하이브리드 TV 튜너 국산화를 목표로 지난 5년간 개발에 전념했다. 국내에서 처음 디지털 RF 아키텍처를 채택해 RF 튜너와 아날로그 TV용 디모듈레이터(복조기)를 원칩화해 SoC로 공급했다.
개발과정에서 지식경제부 부품소재기술개발사업과 ETRI의 반도체설계자동화(EDA) 툴 지원을 받았다.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해 올해 처음 매출이 발생했다. 국내외 13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목표로 잡았다.
이주호 레이믹스 최고전략담당 부사장은 “국내 TV 제조사를 시작으로 공급을 확대하는 게 목표”라며 “국내 디지털 RF 설계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해외 TV 제조사로 영업망을 넓혀 이 분야 해외 강자들과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가격대를 낮추고 성능과 안정성을 높인 신모델 ‘R5531’을 준비 중”이라며 “아날로그·디지털 혼성모드 RF 시장에서 한국 기술력을 알리고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