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돼 재발한 경우 첨단 정위신체방사선 치료를 적용하면 생존율이 31%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장 조철구)은 복부 임파절에 전이된 부인암 및 소화기암 환자 88명을 대상으로 방사선치료를 시행하고, 추적 관찰 결과 전체 환자 중 27명이 완치됐다고 13일 밝혔다.
암 치료 후 일부 환자는 다른 장기로 암이 전이되는데 주로 간, 폐, 임파절 등에서 관찰된다. 그 중 복부 임파절로 전이된 경우에는 완치가 어려웠다. 암이 간이나 폐로 전이되면 수술이 가능하지만, 복부 임파절로 전이되면 주변 장기를 모두 절제할 수 없어 수술이 어렵다. 또 복부 임파절은 소장, 대장, 신장 등 주요 장기가 가까이 분포해 기존 방사선 치료로는 합병증 발생위험이 높고, 완치를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암 환자의 평균 생존율은 68.1%이나 암이 전이되는 경우 생존율은 19.1%로 급격히 낮아진다.
원자력의학원 김미숙 박사팀은 자궁경부암, 대장암, 위암, 간암 환자 중 복부 임파절에 5개 미만의 전이된 종양이 발견된 환자 88명을 대상으로 방사선치료를 시행했다. 치료결과 5년간 치료부위에서 더 이상 암이 생겨나지 않는 환자가 83%, 5년간 재발없이 완치된 무병 생존자가 31%로 나타났다. 대상 환자들의 5년 전체 생존율은 41%였다.
연구팀이 시행한 정위신체방사선치료는 기존 방사선치료에 비해 주변 정상조직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칼로 도려내는 것과 같은 원리의 치료다. 첨단 방사선수술로 각광받고 있다.
김미숙 박사는 “전이암 환자들은 암이 전신으로 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치료를 쉽게 포기한다”며 “치료가 어렵던 복부 임파절 전이암도 치료효과가 좋은 만큼 적극적인 방사선치료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암 조사연구(Cancer investigation)’ 4월호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