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클라우드방송, 케이블TV 혁신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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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한 CJ헬로비전 기술실장(CTO)

케이블TV를 비롯한 유료방송 기술경쟁 형태가 급변했다. 올해 케이블TV 사업자가 속속 클라우드방송 기술을 도입하면서 방송시장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했다.

그동안 스마트폰과 PC를 포함한 스마트기기 대부분은 하드웨어 성능을 높이며 경쟁했다. 셋톱박스 개발 경쟁을 벌인 케이블TV업계도 이런 트렌드에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클라우드 방송으로 하드웨어 의존도가 크게 낮아지며 유료방송에 새로운 흐름이 형성됐다. 클라우드방송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SW) 서비스 경쟁의 막이 올랐다.

클라우드방송은 중앙 서버를 활용한 방송기술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기능 디지털 셋톱박스를 보유한 가입자도 최신 멀티미디어 서비스와 스마트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클라우드방송은 운영체계(OS)나 셋톱박스 성능에 관계없이 고품질 방송서비스를 구현한다. 클라우드 서버가 제공하는 연산 및 데이터 처리능력은 기존 셋톱박스 대비 최고 30배 빠르다.

수년간 사용한 구형 스마트폰 데이터 처리 속도가 갑자기 수십배 빨라지고, 다양한 스마트 서비스를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 도입될 때 시장과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력을 상상해보자. 국내 케이블TV 산업에선 이런 놀라운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

클라우드방송은 무엇보다 방송서비스 기술적 유연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앞으로 다양한 융합서비스가 출현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케이블TV 사용자 화면 간단한 기능을 변경하기 위해 수개월에 달하는 시간이 소요됐다. 클라우드방송 환경은 통합된 서비스 구조로 불과 수시간 이내에 사용자 화면을 변경할 수 있다.

사업자 한 곳이 20~30종에 달하는 셋톱박스 기술적 연동을 확인하고, 지역(SO)별로 변경된 서비스를 적용해야 하는 비효율성이 사라지게 됐다. 하드웨어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1년여의 개발기간이 소요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변화다.

클라우드방송은 방송 경영 측면에서 투자와 운영 효율성을 30% 이상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셋톱박스를 개발하는 데 대규모 비용을 투자하지 않아도 게임, 멀티뷰(Multi-View),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도입해 진화한 방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동안 유료방송이 제공한 부가서비스는 방송 기술과 인프라를 이해하는 소수 전문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폐쇄적 구조였다. 클라우드 방송이 도입되면서 이러한 진입장벽이 사라졌다. 인터넷과 모바일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가 TV 생태계에 손쉽게 진출할 수 있는 문이 열렸다. 이를 계기로 스마트홈, TV커머스, 교육, 헬스케어, TV앱 등 창조적 TV 기반 비즈니스가 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은 스마트폰 시대 서막을 열었다. 클라우드방송은 향후 ‘양방향 스마트TV 서비스’를 대중화시킬 수 있는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올해로 출범 20주년을 맞은 케이블방송이 클라우드방송을 발판으로 삼아 혁신 미디어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한다.

이종한 CJ헬로비전 기술실장(CTO) john_lee@cj.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