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1·2위인 인텔과 삼성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AP) 시장에서 새롭게 승부를 건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인텔은 중저가 시장으로 타깃 영역은 다르지만 퀄컴이 오랜 아성을 쌓아온 AP 시장에서 가시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는 같다.
인텔은 최근 공개한 ‘아톰 X5(코드명 소피아)’ 프로세서를 앞세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3G는 물론이고 LTE를 지원하는데다 32비트와 64비트로 다양한 성능에 대응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인텔은 지난해 저전력 프로세서인 아톰 시리즈를 세분화하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에 대응할 채비를 갖췄다. 스마트폰용 메리필드, 태블릿PC용 무어필드와 베이트레일이 시작이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마케팅으로 지난해 약 4600만대 태블릿용 AP를 판매해 태블릿 AP 시장 1위에 올랐다.
올해는 스마트폰 시장을 정조준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는 퀄컴과 삼성전자를 피해 중저가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신흥 개도국을 선점하고 AP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 칩을 쓰는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 시리즈에 AP를 납품하는 게 어려운 현실도 작용했다. 록칩, 스프레드트럼 같은 중국 팹리스(반도체설계) 기업과 협력 수위를 높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모뎀칩을 통합해 AP와 원칩화한 것도 인텔의 경쟁력이다. 인텔은 2011년 독일 인피니언의 모뎀사업부를 인수한 뒤 꾸준히 통신칩 기술력을 쌓아왔다.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도 통신과 네트워크 기술력을 외부서 수혈하는 노력이 바탕이 됐다.
삼성전자는 3D 핀펫 기술을 적용한 14나노 엑시노스 시리즈로 퀄컴 아성에 도전장을 냈다. 64비트 AP인 ‘엑시노스 7420’이 기대 이상 성능으로 출시돼 시스템LSI 사업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모뎀칩을 AP에 통합한 원칩 사업도 올해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성능 문제를 겪었지만 올해 괄목할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크다. 그동안 이 분야에서 퀄컴에 뒤졌지만 시장 인식을 뒤집고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호황인 D램과 낸드플래시 사업에 이어 시스템LSI 사업까지 활기를 찾으면서 인텔을 추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시장에서 제기됐다. PC 시장이 정체·감소해 인텔이 악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인텔은 데스크톱 PC 사업 부진으로 1분기 실적 전망치를 10억달러 줄인 128억달러로 발표했다.
표. 2014년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 (자료: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퀄컴 40.8%
미디어텍 23.8%
애플 12.7%
스프레드트럼 10.1%
삼성전자 3.3%
브로드컴 2.9%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