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이어 잉곳 업계, 애플 워치로 다시 비상...비LED 시장 개척 활발

발광다이오드(LED) 시장의 더딘 개화와 가격 폭락으로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던 국내 사파이어 잉곳 업계가 신규 수요처 등장으로 재기할 기회를 얻었다. 애플이 첫 웨어러블 기기로 출시할 ‘애플 워치’에 사파이어 글라스를 적용하면서 디스플레이기기 분야에 확대 적용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내구성과 안정성을 중요시 여기는 자동차와 방산·항공 부품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여전히 LED 원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지만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을 기점으로 사파이어 잉곳의 거래량이 늘면서 가격 안정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 지난해 2인치 기준 1㎜당 2달러 선마저 깨지면서 폭락했던 가격이 2~2.2달러 수준으로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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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아즈텍의 2인치와 6인치 사파이어 코어 실린더.

업계는 오는 4월 출시 예정인 애플 워치에 사파이어 글라스가 적용되면서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다만 화면 크기가 큰 스마트폰으로 확대 적용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워치용은 크기가 작아 원가 부담이 적지만 4~5인치의 스마트폰용으로 사파이어 글라스를 쓰기엔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며 “스마트 워치와 스마트폰은 별개의 건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경 사파이어 잉곳은 4인치 기준 1㎜당 11~12달러, 6인치는 3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기기 외에 방산 업계와 의료 분야에서도 사파이어 글라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미사일 코팅제나 보철과 치과용 바이오 세라믹 등에서 사파이어 소재 특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또 반도체 영역에서도 공정을 보다 쉽게 볼 수 있도록 하는 챔버 윈도용 소재로 사파이어가 사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LED용 원소재로 사파이어 잉곳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원가도 받기 힘들 정도로 수익이 좋지 않은 실정”이라며 “하지만 신규 시장에서 물량은 적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인정받아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중국 업체들이 사파이어 잉곳 제조 기술 확보에 나서면서 국내 업체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DK아지텍은 중국 사파이어 제조사에 1300만달러(약 140억원) 규모의 대구경 사파이어 잉곳 성장로(grower) 장비를 판매했다.

홍영선 DK아즈텍 이사는 “밥통(장비)뿐만 아니라 밥맛까지 좋게 하는 요리사(공정기술)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중국 업체들로부터 선호도가 높은 것”이라며 “신규 시장 개척과 장비 판매 사업이 부가수익을 높이는 데 크게 한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파이어 잉곳은 고순도 알루미나에 약 2000도 열을 가해 결정을 생성한 뒤 서서히 굳힌 기둥을 일컫는다. 잉곳을 가공해서 원기둥으로 만들면 실린더(로드)가 되고 실린더를 슬라이스로 자르면 웨이퍼가 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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