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프트뱅크의 AI 메모리 전문 자회사 사이메모리(SAIMEMORY)가 인텔과 공동 개발한 차세대 3차원(3D) 메모리 기술을 공개했다. 극도로 얇은 3마이크로미터 두께 칩을 9층으로 적층하고 완전 접합하는 방식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한계를 극복한 기술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사이메모리 연구팀은 오는 6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VLSI 심포지엄에서 HB3DM(Hybrid Bonded 3D Memory) 기술을 처음 발표할 예정이다.
HB3DM은 현재 AI 칩에 주로 사용되는 HBM의 주요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HBM은 메모리 칩을 여러 층으로 쌓되 층 사이를 마이크로 범프로 연결하기 때문에 전력 소비가 높고 발열이 크며 용량 확대에도 한계가 있었다.
반면 HB3DM은 칩을 3마이크로미터 두께로 극박화한 뒤 9층(로직 1층 + D램 8층)으로 적층하고, 퓨전 본딩(Fusion Bonding) 기술로 층과 층을 거의 완전히 접합한다. 여기에 비아-원-인(Via-in-One) 구조를 적용해 8층 메모리 큐브 내부의 모든 금속 배선이 수직 연결선(TSV)에 한 번에 직접 연결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신호 전달 속도가 빨라지고 전력 효율이 크게 개선됐으며, mm²당 약 0.25테라비트/초의 높은 대역폭을 상대적으로 낮은 전력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저전력 특성 구조 덕분에 HB3DM은 AI 데이터센터의 급증하는 전력 비용 문제 완화에 효과적이다. 에이전틱 AI, 엣지 컴퓨팅 등 특정 워크로드에서도 유리할 전망이다. 다만 9층 구조로 인해 HBM 대비 용량이 부족해 AI 가속기 시장에서는 아직 개선이 필요하다.
사이메모리는 소프트뱅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인텔과 2026년 2월 기술 협력 계약을 맺고 ZAM(Z-Angle Memory)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 중이다. 이번 9층 HB3DM 데모는 해당 프로젝트의 첫 공식 성과다. 양사는 2027년 프로토타입 완성과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이번 기술 발표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반 3D 적층 기술이 HBM 중심 시장에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7년까지는 HBM4가 시장을 주도하겠지만, 2028년 이후부터 HB3DM 기반 제품이 본격적으로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다만 사이메모리는 메모리 분야 대량 생산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실제 양산 시 수율과 비용, 생산 규모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메모리 시장은 이제 성능(대역폭·용량)과 효율(전력·열)의 균형 싸움으로 바뀌고 있으며, HB3DM은 후자에서 강력한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