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6일 원격 협진 활성화와 원격의료 시범사업 확산 계획을 내놓으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다시 고조될 전망이다. 오진 위험성과 의료 가치 하락을 이유로 원격의료를 반대해온 의사협회는 보안 우려를 거론하며 반발 강도를 높였다. 정부는 그래도 원격의료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충돌이 불가피하다.
정부 확산계획은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과 적용 대상 확대, 의료인간 원격협진 수가 적용으로 요약된다. 18곳인 참여 의료기관을 50곳으로 늘리고, 800명 수준인 참여 환자도 180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군부대, 교정시설, 원양 선박, 응급실, 해외 진출 의료기관 등 시범 사업 대상도 늘린다. 외국인 환자 관리도 모색한다. 원격협진에 건강보험 적용은 진일보한 정책이다. 원격의료를 의료시장에 넣으려는 수순이기 때문이다. 차분하면서도 유연한 정책 추진이다.
반면에 의료계 태도는 정부 시범사업 전이나 지금이나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대안 제시도 없다. 정부에 시범사업 공개 검증을 요구했지만 그 순수성을 의심 받는다. 당연히 해야 할 공개 검증임에 틀림없지만 시범사업 참여기관과 의료인이 의료계 ‘공공의 적’으로 여겨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의료계가 주장하는 오진 위험성은 외국 사례를 봐도 침소봉대됐다. 신해철 사고에서 보듯 현실 속 의료사고도 많다. 검증에 대한 의료소비자 반발이 날로 고조됐다. 의료가치 하락 주장도 과연 누구의 가치인지 의문시된다. 의료소비자가 누릴 가치가 보이지 않는다. 보안 우려도 지금도 개인 의료정보 유출 사고를 내는 의료계가 그다지 떳떳하지 않다. 의료 분야가 아니더라도 최근 디지털 보안 사고는 외부 침입보다 내부자 유출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
의료계가 아무런 대안 제시도 없이 반대만 하는 것은 하지 말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시범사업조차 거부하면서 무조건 반대만 외치는 것은 의료소비자 편익보다 ‘밥그릇 지키기’로 비쳐질 수 있다. 이런 의심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의료계야말로 치명상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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