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와 울산광역시가 연구개발(R&D)특구 유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특구 지정을 추진하다 실패를 맛본 전북도는 지난해와 올해 달라진 내부 여건에 특구 지정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당시 전북도는 특구 지정에 필요한 ‘정부연구기관 또는 정부출연연 3개 이상’이라는 R&D 인프라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전북 혁신도시로 공공기관이 상당수 이전하면서 관련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다.
전북도는 전주시 도시첨단지구, 완주군 테크노밸리 일원, 정읍시 첨단과학산업단지 등 3개 시·군에 걸쳐 18㎢를 특구 4개 단위지구로 구성, 지난해 다시 R&D특구 지정을 신청했다. 지난달에는 특구 지정을 위한 TF를 재가동하고, 특구 개발계획과 전략환경 영향평가 용역에 10억원을 투입했다.
전북도는 특구 특화분야로 탄소와 농생명 분야를 앞세워 연 200개 이상의 창업과 1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시는 지난해 하반기 울산 R&D특구 육성계획 수립에 관한 용역을 울산발전연구원에 의뢰하며 특구 유치에 시동을 걸었다.
울산 R&D특구는 울주군 등 울산시 3개 구군과 경북 포항의 일부 지역이 지정 대상이다.
특구 지정에 필요한 정부 출연연 등 연구기관 3개 이상의 요건은 기존 연구기관에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기관까지 합해 충족됐지만 이공계를 갖춘 4년제 대학은 울산대와 UNIST 두 곳 뿐이다.
울산시는 경북 포항시와 연계해 포스텍 및 산하 연구소 등 연구 인프라를 울산 특구로 묶어내 특구 지정 요건을 충족하는 한편, 양 도시의 R&D와 사업화에서 상호 시너지를 거둔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특구 명칭 또한 울산경북연구개발특구로 사용해 추진하고 있다.
오는 9월까지 특구 육성계획 수립 용역을 완료한 후 공청회를 거쳐 올해 내에 특구 지정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울산 R&D특구는 20~30㎢에 특화분야는 이차전지 등 에너지와 첨단소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 특구는 올 하반기 미래부 연구개발특구위원회의 심의에서 지정 여부가 판가름 나고, 울산 특구의 경우 2016년에 지정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전북과 울산이 신규 R&D특구로 지정되면 1978년 대전을 시작으로 광주, 대구, 부산에 이은 우리나라의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특구가 된다.
지난 2010년 광주와 대구에 이어 2012년 부산이 R&특구로 지정되면서 더 이상의 특구 지정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충청권(대덕특구), 호남권(광주특구), 대경권(대구특구), 동남권(부산특구)이라는 광역권 단위의 특구 확대 지정이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북도는 낙후된 지역 경제와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특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지속적으로 특구 지정을 추진해왔다. 울산시 또한 기존 제조업의 고도화와 동시에 첨단 신성장산업 육성이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특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역 창조경제 구현을 정책 어젠다로 내세운 정부로서도 지역 형평성을 앞세운 두 개 시도의 이러한 특구 지정 요구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반면에 특구 난립이라는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R&D특구는 R&D를 통한 신기술 창출과 사업화를 촉진하는 특별구역이다. 특별 구역이 일반화되면 더 이상 특구로 기능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특구 난립 비판의 핵심이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전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