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와 2위 포털이 다음카카오로 뭉치더니 ‘인터넷은행’을 차기 전략사업 카드로 꺼내들었다. 다음카카오가 요즘 유행하는 ‘핀테크’ 전략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인터넷은행을 설립해 운영하겠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고, 맞는 방향이다.
정부가 나서 관련 규제를 풀고 기존 금융시장의 일대 변혁을 외치고 있으니 다음카카오도 순풍에 돛만 달면 제대로 때를 만난 셈이다. 무엇보다 핀테크 관련 작은 성공모델 창출이 중요한 시기에 다음카카오 같은 유력주자가 뛰어든다는 것은 관련 시장·개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많은 해외 유력 조사기관과 전문가들은 가장 보수적인 집단인 금융업, 특히 은행의 최대 경쟁자가 메신저, 포털, 전자상거래업체가 될 것임을 지적해왔다. 당연히 은행업무의 80%가량이 이미 웹과 모바일에서 처리되는 실정이다. 메신저·포털을 아우른 다음카카오 같은 주자가 이런 세계적 변화의 시금석이자 성공모델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런 성공적인 행보를 펼쳐나가길 기대하는 바다.
다만, 기존 은행들이 공룡처럼 빙하기를 맞게 된 데는 대기업처럼 모든 것을 자기 안에서 처리하거나, 안으로 가져와 계열화시키는 방향으로 덩치만 키우고 순발력을 잃어온 것에 기인한 측면도 분명히 있다. 다음카카오가 이전 각기 출발할 때의 벤처 마인드와 창의력을 상실하는 순간, 추진하는 인터넷은행 또한 비대해지고 시장 대응력은 저하될 것이 분명하다.
오히려 핀테크 관련 기술중심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들에 문호를 활짝 열고 서비스와 아이디어 중심으로 협업하는 것이 이 사업을 훨씬 더 혁신적으로 키울 수 있는 위력적인 방향이 될 것이다. 커가는 시장에서 우리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빠지는 것 자체가 혁신을 지체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다양한 기업과 개인에 문을 열고 혁신적 아이디어를 엮어나간다면 인터넷은행의 큰 나무줄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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