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시설본부가 ‘전자기파(EMP) 폭탄’ 방호체계 마련에 나섰다. 국방 분야 주요 EMP 방호대상을 정하고 장기적으로 방호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소리 없는 폭탄’으로 불리는 EMP 폭탄이다. 고출력의 마이크로웨이브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발생시켜 모든 전자기기를 무력화시킨다. 사람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는 않아 ‘인도적 비살상무기’지만, 정보통신 인프라를 마비시켜 핵무기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린다. 걸프전 당시 미군이 EMP 폭탄으로 이라크 방공망을 속수무책으로 만들면서 위력이 입증됐다. 정보통신 인프라가 망가지는 순간 2차 피해는 물론이고 사회적 혼란도 발생한다. 이 때문에 미국 등 선진국은 현대전에 대비해 EMP 방호체계 구축에 사활을 건다.
우리나라도 유사시 EMP 폭탄 공격을 받으면 군의 전술지휘자동화(C4I) 체계 자체가 무력화된다. 아무리 좋은 전투기, 미사일을 갖추더라도 작전수행이 불가능해진다. 가뜩이나 북한, 중국 등 주변국은 최근 해킹이나 EMP 폭탄과 같은 전자 정보전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렇게 심각한 사안인데도 아직 ‘EMP 폭탄’의 위협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높지 않다. 당장 국방 당국이 방호시설 구축 계획을 마련하더라도 국회를 통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군 시설에 방호체계가 갖춰지더라도 ‘반쪽’에 그칠 공산이 크다. 우리나라 통신 인프라 대부분이 민간시설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 통신과 연결된 민간 시설이 EMP 폭탄 공격에 속수무책이면 방호체계를 갖춘 군도 ‘통신 먹통’을 피할 수 없다. 결국 EMP 폭탄 방호체계는 군과 함께 민간에서도 함께 마련해야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국방 분야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까지 포괄하는 방호체계가 시급하다. 반쪽짜리는 아예 없는 것이나 매 한가지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시론]AI 패권의 새로운 질서
-
2
[ET단상] 양자와 AI 시대, K보안 도약을 위한 제언
-
3
[ET톡] 퓨리오사AI와 韓 시스템 반도체
-
4
[ET톡] AI와 2차 베이비부머의 미래
-
5
[최은수의 AI와 뉴비즈] 〈14〉AI '앱 경제'를 '에이전트 경제로' 바꾸다
-
6
[황보현우의 AI시대] 〈25〉고독한 사람들과 감성 AI
-
7
[부음] 김동철(동운아나텍 대표)씨 장모상
-
8
[부음] 유상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씨 장모상
-
9
[사설] 보안기능 확인제품 요약서 사안별 의무화 검토해야
-
10
[GEF 스타트업 이야기] 〈57〉더 나쁜 사람 찾기, 손가락질하기 바쁜 세상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