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상상을 초월한 연봉으로 세계 유수 업체에 종사하는 엔지니어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이들을 통해 범용 제품 뿐 아니라 고기능의 고가 LED 제품 생산도 병행하고 있다.”
“공장에 들어서면 생산 라인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연간 300억 개의 LED 칩을 제조하는 업체가 수두룩하다. 조명 조립 업체들도 수 천개에 달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발광다이오드(LED) 산업 현장을 직접 접해본 사람들의 전언이다.
중국 LED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한 시점은 지난 2009년경 백라이트유닛(BLU)에 LED를 적용한 TV가 급성장하면서 부터다. 그 전까지만 LED는 주로 휴대폰의 키패드 등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시장이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BLU에 LED를 적용하면서 중국 정부는 BLU를 넘어서 LED가 조명 시장으로 빠르게 확대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시점부터 국가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진행됐다.
수 십 억 원에 달하는 유기화학금속증착장비(MOCVD) 장비는 물론, 공장 설립을 위한 자금 등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중국 LED 업체는 대부분 ‘국영기업화’ 됐을 정도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부가 지원을 많이 해서 지분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전략은 적중했다. 현재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LED 업체들도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거나 현지 업체들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정부의 지원을 기반으로 중국 LED 업계는 대만과 한국의 우수한 인력들을 엄청난 연봉과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유치했다. 미국의 우수한 인재들은 중국으로 옮겨가 창업을 앞다퉈했다. 5~6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생산량뿐만 아니라 우수한 인재들이 대량 포진해 있는 LED 산업 환경을 이뤘다.
LED 영역별로 업체들도 고루 탄생했다. 크리스탈랜드와 같은 대규모 사파이어기판 제조업체에서부터 산안·화찬·칭화동방·ETI 등과 같은 대규모 칩 제조업체도 많이 설립됐다. 최근에는 엠엘에스, 홍리 등과 같은 초대형 패키지 업체까지 등장했다. 광저우와 심천 등지에는 수천 개에 해당하는 조명 조립 업체들이 생겨나고, 또 대형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정말 위협적인 것은 어느 나라에서도 만들지 못한 대규모 LED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특단의 대응 전략을 마련하지 않으면 그동안의 기술개발 노력 등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