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유플러스 결합상품 조사에서 SKT `판정승`...정부, 결합상품 TF 구성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맞붙어 큰 관심을 모았던 결합상품 조사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SK텔레콤의 손을 들어줬다. 시장지배력을 남용하지 않았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방통위는 전담팀을 만들어 혼탁 양상을 보이는 결합상품 시장을 면밀히 조사하기로 했다.

7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2월부터 이어 온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유선 재판매 지배력 전이’ 조사를 최근 마치고 무혐의 처분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크게 법 위반 사항이 없는 것으로 보고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방통위에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재판매 위법여부를 가려 달라고 신고했다. SK텔레콤이 이동통신 가입자를 모집하면서 SK브로드밴드 초고속 인터넷을 원가 이하로 팔아 불공정경쟁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당시 LG유플러스가 서울대에 의뢰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회선당 평균 3500원 손해를 보며 초고속 인터넷을 결합상품으로 팔았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이 조사가 실제와 다른 마케팅 비용을 적용했고 자의적인 가정을 사용해 신뢰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또 유·무선 결합상품 요금은 정부 인가를 거쳐 출시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방통위는 방송·통신 결합상품 시장을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지난달 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CJ헬로비전, 티브로드, 씨앤앰, 현대HCN 등 이동통신과 IPTV, 케이블TV 업계 관계자가 참석했다.

결합상품 규제가 완화된 2009년 이후 시장지배력이 큰 이동통신사들이 유료방송을 이른바 ‘끼워팔기’ 식으로 싸게 팔면서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업계 전체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2007년 59.8% 였던 이통 3사 결합상품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83.2%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유료방송사업자 결합상품시장 점유율은 40.2%에서 16.8%로 급락했다.

그런데도 2010년 이후 방통위가 유·무선 결합상품 시장을 한 차례도 조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국회 등에서 나온 바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다양한 결합상품이 나오면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TF 내에 제도개선팀, 시장분석팀 등 세부 팀을 별도로 만들고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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