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아이폰6플러스 한 달 써보니…큰 화면·큰 용량 돋보이지만 사진 촬영은 불편

‘큰 화면, 큰 용량, 큰 만족’

예약판매 열풍과 출시 하루 만에 터진 ‘대란’ 등 시끌벅적하게 국내 시장에 상륙한 아이폰6. 어느 때보다 강력한 열풍에 휩쓸려 기자도 처음으로 아이폰 사용자가 됐다. 선택은 아이폰6플러스. 사용 한 달이 된 지금의 평가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큰 화면, 큰 용량, 큰 만족’이다.

Photo Image

아이폰6플러스는 애플 최초의 5.5인치 대화면폰답게 시원한 화면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아이폰 시리즈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한 손에 힘겹게 들어오는 크기에 당황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손에 벅차다는 느낌은 하루, 이틀 정도다. 3~4일 지나 손에 익숙해지면 시원시원한 대화면에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두 번 터치로 화면 상단을 아래로 내리는 터치 ID 홈버튼, 화면 좌우 스와이프로 ‘뒤로 가기’ 등 한 손 사용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띈다. 아이폰6플러스를 한 달 가량 쓴 지금은 마치 태블릿PC를 쓰는 듯한 쾌적함을 느낀다. 특히 게임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커진 액션감에 만족도는 더 오른다.

기존 아이폰 사용자를 볼 때 가장 안쓰러웠던 것이 보조 배터리가 없어 언제나 충전 케이블을 가지고 다니는 모습이었다. 언제 꺼질지 모르는 배터리만큼 불안한 것도 없기에 일체형 배터리는 아이폰 선택의 가장 큰 허들이었다. 아이폰6가 아닌 아이폰6플러스를 선택한 이유도 배터리였다. 아이폰6 배터리 용량이 1800mAh인 반면 아이폰6 플러스는 2915mAh다. 출근할 때 완충된 상태로 들고 나가면 퇴근 후 잠들기 전까지도 배터리가 10% 이상 남아있다. 처음에는 불안한 마음에 충전 케이블을 가지고 다녔지만 이제는 두고 다닌다. 오후 3~4시면 반드시 충전 케이블을 연결해야 한다는 기존 아이폰 사용자 푸념은 남의 얘기다. 배터리 문제에서 아이폰6플러스는 분명 자유롭다.

카메라는 아이폰의 가장 큰 장점이다. ‘카메라 때문에 아이폰 쓴다’는 사람이 상당수다. 아이폰 사용자가 된 지금 이 말에 공감한다. 그냥 ‘막’ 찍어도 알아서 ‘잘’ 나온다. 광학식 손 떨림 보정(OIS) 기술은 흔들림을 잡아주고 저조도 촬영 시 3장의 사진을 하나로 합쳐 최선의 결과물을 제공한다. 고속 연사모드로 초당 10장의 사진을 찍고 가장 잘 나온 사진을 추천한다. HDR 동영상 촬영으로 역광에서 얼굴이 시커멓게 나오거나 배경이 하얗게 나오는 것도 피할 수 있다.

동영상에 적용된 ‘타임랩스’와 ‘슬로 모션’ 기능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화면을 빠르게 혹은 느리게 재생하는 이 기능은 평범한 영상을 특별한 작품으로 만들어준다. 나뭇잎이 떨어지는 영상을 슬로 모션으로 표현하면 작은 공기 흐름에 따라 미세하게 변하는 낙하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폰6플러스 사용자라면 마치 다큐멘터리 촬영감독이 된 듯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전체적 만족도는 높지만 아쉬움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역설적으로 큰 화면은 종종 사용자경험(UX)을 떨어뜨리기도 하다. 대표적인 것이 사진이다. 엄지로 초점을 맞추고 다시 촬영 버튼으로 돌아오는 것이 웬만큼 손이 큰 사람이 아니면 쉽지 않다. 때문에 한 손으로 기기를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다시 촬영 버튼을 눌러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사진 촬영을 잦은 사용자라면 분명 불편함을 느낄 만한 대목이다. 카메라가 밖으로 돌출된 것도 기존 애플 디자인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눈에 거슬릴 법하다. 위아래로 붙어 있는 절연테이프 역시 좀 더 깔끔하게 처리된 전작과 비교해 아쉬움이 남는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