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월 제습기 판매량 전년동기대비 59% 늘어
계절가전 업계가 눈물의 재고 정리를 하고 있다. 올해 ‘마른 장마’로 쌓인 제습기 재고 소진을 위해 업계는 ‘온라인’에서 대대적 할인 총력을 펼치고 있다. 물류, 관리비를 쓰는 것보다 떨이로 파는게 낫다는 판단하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덕분에 장마철 대표 가전인 제습기는 가을철임에도 전년동기대비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21일 오픈마켓인 지마켓에 따르면 9~10월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59%늘었다. 소셜커머스에서도 제습기는 인기다. 티켓몬스터는 제습기 판매량이 전년동기(1~9월)대비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중 ‘위닉스 뽀송 제습기 7종’이 1073개 팔리며 가장 인기가 많았고 ‘LG 제습기 LD-139DPL’ ‘위니아 제습기 4종’ 등이 뒤를 이었다고 설명했다. 위메이크프라이스는 “2분기 대비 3분기가 판매 대수는 1000대 정도 늘었지만, 가격 할인으로 판매액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제습기 대표 회사인 위닉스는 온라인에서 최대 39%까지 할인하며 재고량 소진에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업계 추정치로 위닉스는 제습기 재고가 30만대 이상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여름만 해도 40만원이 훌쩍 넘던 제습기는 몇달새 20만원대로 뚝 떨어졌다.
올해 제습기 시장에 뛰어들었던 가전업계도 판매부진으로 재고 처리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 신일산업, 쿠쿠전자, 리홈쿠첸, 캐리어, 동양매직 등도 최대 40% 이상 할인폭을 높이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리홈쿠첸의 경우 OEM으로 들여온 제습기 판매가 부진하자 소셜커머스에서 43% 할인 판매 중이다.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위닉스는 9~10월 전년동기대비 20% 판매가 늘었다고 밝혔다. 리홈쿠첸은 위메이크프라이스에서 220개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선전 중이다.
중소가전기업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별로 없기 때문에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을 활용해 온라인 재고 떨이에 집중한다. 하이마트, 이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은 철 지난 ‘계절가전’ 판촉에 힘을 쏟지 않는다. TV홈쇼핑도 마찬가지다. 그렇다 보니 자사 유통채널이 열악한 중소기업의 경우 ‘온라인’ 밖에 재고 처리 통로가 없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결합판매할 수 있는 에어컨, TV 등 대형가전이 없어 가격할인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