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습기, 에어컨 맞먹는 여름 대표 가전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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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습기가 올해 1조원 시장을 바라보며 선풍기를 제치고 에어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여름 대표가전으로 부상했다. 가구당 보급률이 10% 수준으로 시장 포화 상태인 에어컨·선풍기보다 잠재력이 큰데다 제습 효과 입소문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제습기 시장을 주도하는 LG전자와 위닉스는 올 들어 5월까지 판매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갑절 이상 증가했다. 양사는 제습기 시장의 70~80%를 점유한다. 국내 최대의 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에서도 올 들어 5월까지 제습기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2.5배 늘었다. 세월호 사고 여파 등으로 4월에 이어 이달에도 소비 시장이 극도의 침체기를 보인 가운데 나타난 실적이다.

이에 비해 지난해 유례없는 성장세를 보였던 에어컨 시장은 롯데하이마트 통계에서 전년 대비 10%가량 빠지는 등 주춤하는 상황이다. 모 대기업 에어컨 담당자는 “6~7월을 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는 시장 상황이 안 좋다”고 말했다.

현재 판매 동향만을 본다면 올해 제습기 시장은 지난해의 2.5배인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150만대에 시장규모는 4000억원으로 본다. 올해 갑절이 넘는 판매실적을 나타내는 가운데 제품 용량 확대 및 기능 강화로 가격도 상승해 시장 규모는 더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는 30만원 초중반대 가격의 13리터 제품이 주로 판매됐다면 올해는 30만원 후반에서 40만원 초반인 15리터 제품이 주류를 이룬다. LG전자·위니아만도·동양매직 등은 17리터 제품도 출시했다.

제습기가 1조원 시장으로 성장한다면 에어컨 시장규모에 상당히 근접한다.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지난해 에어컨 시장규모는 약 1조3000억원(200만대)으로 추산한다. 전년도인 2012년도의 150만대와 비교해 50만대가량 증가했었다. 업계는 올해 약 180만대 시장으로 본다.

제습기는 이미 선풍기 시장을 넘어섰다. 선풍기는 연 400여만대 판매되며 시장규모는 2000억~2500억원이다. 1인 가구 확대 및 사용주기가 10년에서 7년 미만으로 줄어들며 시장이 소폭 성장세이지만 폭은 크지 않다.


[뉴스해설]

‘틈새에서 어느새 주류로’

제습기가 불황을 모르는 성장세를 구가하는 데에는 업계에 ‘돈 된다’는 인식과 함께 ‘아줌마 입소문’이 큰 힘을 발휘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제습기를 ‘틈새’ 상품으로만 보고 무시하다가 중견기업 위닉스가 지난해 눈부신 실적을 보이자 올해 대거 뛰어들었다. 국내 제습기 판매가 시작된 것은 1986년(LG전자)이지만 2012년 이전까지만 해도 실적은 미미했다. 위니아만도 통계를 보면 2011년 시장 규모는 14만3000대였으며 2010년(8만4000대)과 2009년(4만1000대)은 10만대를 밑돌았다. 말 그대로 틈새시장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150만대로 시장이 확대되자 가전업체들이 대거 뛰어들었다. 현재 양판점에 제습기를 공급하는 업체만 20곳에 달한다. 이들이 기존 LG전자·위닉스 등 선두업체와의 경쟁 촉발로 마케팅 시너지가 나타났다.

여기에 ‘제습 효과를 봤다’는 입소문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제습기 내부 물통에 물이 차는 것을 확인하자 이것을 주변에 얘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연쇄 주문으로 이어졌다. 과거와 비교해 사람들이 온도·습도에 민감해진 것도 영향이 크다. 제습기업체 한 관계자는 “특별히 기후가 바뀌었다기 보다는 과거에 비해 습도 등 공기 변화에 민감해지면서 제습기를 더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요 여름가전 판매규모 추정(단위:대) ※자료:업계 합산(2014년은 장마기간 등 날씨에 따라 변동 가능성)>

주요 여름가전 판매규모 추정(단위:대) ※자료:업계 합산(2014년은 장마기간 등 날씨에 따라 변동 가능성)

<주요 여름가전 시장규모 추정 ※자료:업계 합산(2014년은 장마기간 등 날씨에 따라 변동 가능성)>

주요 여름가전 시장규모 추정 ※자료:업계 합산(2014년은 장마기간 등 날씨에 따라 변동 가능성)

김준배·송혜영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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