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권사들이 인공지능(AI)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디지털 인재 채용을 확대하며 조직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다. 투자 전략과 리서치, 자산관리 영역에서 AI 활용이 확산되면서 AI는 단순 서비스 기능을 넘어 경영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지난달 27일부터 시작한 신입사원 채용에서 '디지털(AI)' 부문을 별도로 선발하고 있다. 오는 4월 말 입사를 목표로 진행된다. 해당 직무는 에이전트 데이터 분석·설계, 데이터 파이프라인 및 시스템 연계 개발, 비즈니스 인사이트 도출 등 데이터 전반 업무를 수행한다. 생성형 AI 아키텍처 이해도와 데이터 구조화 역량을 요구하는 점에서 단순 운영 인력이 아닌 플랫폼 설계형 인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AI전략실을 신설하고 총괄 컨트롤타워를 구축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이번 디지털 부문 채용은 전담 조직 신설에 이은 실행 인력 확충으로, AI 기반 서비스 고도화와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토스증권도 올해 초 조직 체계를 AI 중심으로 재편했다. 고객 문제 해결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기능별 조직을 'AI 트라이브(AI Tribe)' 체제로 개편했다. 개발·기획 조직을 분리 운영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AI 제품 팀과 기술·인프라 조직이 하나의 트라이브 안에서 통합 운영되는 형태다. 제품 담당자와 데이터·머신러닝(ML) 엔지니어뿐 아니라 디자이너, 프론트엔드 개발자, 도메인 전문가 등이 한 팀을 구성해 고객 경험을 엔드투엔드(End-to-end)로 책임진다.
제품 혁신 팀은 AI 기술을 활용해 정보 접근성을 낮추고 맞춤형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토스증권은 어닝콜 실시간 번역과 'AI 시그널' 등 핵심 서비스를 제공한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기능별 분업 구조에서 벗어나 AI 제품의 전 과정을 운영하는 책임 조직 체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내고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빅데이터센터와 AI솔루션부를 중심으로 AI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3월 '어닝콜 프리뷰'와 '어닝콜 리뷰' AI 서비스를, 4월에는 'AI 모닝브리핑'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생성형 AI 기반 분석 콘텐츠를 확대해 투자 의사결정 지원 기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AI 서비스를 단순 정보 제공 수준에 머물지 않고, 고객의 행동 패턴과 보유 자산을 분석해 의사결정이 필요한 순간 더 나은 금융 판단을 돕는 방향으로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I 도입 경쟁은 일부 증권사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특허 분석을 통하여 살펴본 금융투자업의 AI 활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AI 활용이 투자 의사결정 지원과 자산배분 모델 등 핵심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흐름이 본격적인 서비스 상용화로 이어지면서, AI를 전담하는 조직과 인력의 중요성도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역량이 곧 증권사의 경쟁력”이라며 “인재 확보와 기술 투자로 투자관리와 자산관리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