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라는 이점 덕분에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삼성 ‘밀크뮤직’이 반쪽짜리 서비스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계약 위반을 이유로 저작권 신탁단체가 음원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윤명선)는 삼성 ‘밀크뮤직’과 음원공급계약을 맺은 소리바다에 ‘음악저작물 사용계약 해지 예고 통보서’를 보냈다고 1일 밝혔다. 최근 삼성이 내놓은 라디오 방식의 밀크 뮤직 무료 서비스는 엄연한 계약 위반이고 저작권자의 권익 훼손 및 합법적인 음악 시장의 근간을 무너뜨린다는 주장이다.
음저협은 “밀크뮤직이 지난 8월 협회와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을 유료로 하기로 사용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밀크뮤직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는 상황은 엄연한 계약 위배”라며 “이는 협회 2만여 회원의 정당한 권리인 저작권을 가로막고 있을 뿐 아니라 합법적인 음원시장의 질서를 해친다고 판단해 계약해지 예고 통보를 보냈다”고 밝혔다.
음저협은 오는 10일까지 본 사안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계약 전부를 해지하고 음악 서비스를 중단 할 것을 통보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 음악의 90%이상이 음저협에 저작권 관리를 맡겼다. 음저협이 소리바다에 사용계약 해지통보를 내리면 사실상 삼성 밀크뮤직은 운영이 불가능하다. 서비스를 강행하려면 외국 음악 위주로 제공해야 한다.
윤명선 음저협 회장은 “음악이 그저 마케팅 수단의 일부로 전락해 버리거나 소비되는 것으로 인식되는 등 음악의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어 안타깝다는 회원의 민원을 받고 있다”며 “저작권자가 창작활동 사기와 음악의 가치의 하락을 차단하기 위해 무료서비스 중지 요청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밀크뮤직은 원하는 곡을 골라서 들을 수 없는 ‘음악 라디오 서비스’이다. 기존 음원 서비스처럼 음악을 내려 받을 수는 없다. 다만 밀크뮤직이 보유한 360만곡 전곡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를 끌어 지난 24일 출시 이후 닷새 만에 다운로드 50만건을 넘겼다. 밀크뮤직은 아직 삼성 스마트폰에서만 이용 가능하다.
소리바다와 삼성 측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통보를 받은 바가 없어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상황 파악 후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