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앱 ‘카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휴대폰으로 송금을 하고 물품 구매대금도 지불하는 모바일결제와 함께 콜택시 사업에도 나선다고 한다. 포털 네이버는 상권별 정보를 모바일웹으로 제공해 직접 매장방문이 어려운 고객에게 상점을 직접 방문해야 얻을 수 있는 할인쿠폰을 증정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소 다른 형태기는 하나 음식배달 앱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등은 스마트폰 기반의 온라인 서비스를 바탕으로 이미 요식업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모바일 전성시대를 맞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영역 구분이 허물어지면서 이른바 ‘O2O(Online to Offline)’ 융합의 초기단계 서비스 모델들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내 O2O 대상 시장 규모는 약 300조원에 달한다. 융합에 의해 새롭게 창출될 수요로 시장은 훨씬 더 커진다. 이 거대시장의 선점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은 이미 시작됐고, 일단은 메이저 IT 기업과 일부 신흥업체들이 기선을 잡은 형국이다. 다음과 합병한 카카오나 네이버는 시가총액 측면에서 볼 때 이미 통신사업자들을 가볍게 제치고 거대 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사실 O2O 개념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전자상거래 활성화와 함께 온라인 마케팅도 이미 수년 전부터 소셜커머스 등으로 시도돼 왔다. 이메일이나 SNS 등을 통한 홍보활동과 초보적인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서비스 사이트에 접속 후 직접 구입하는 형태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O2O’는 스마트폰의 특성을 활용해 종전의 전자상거래를 다양한 형태로 진화시킨 모델이다. ‘O2O’는 그 접근 방향에서 알 수 있듯이 모바일에서 본 상품을 가까운 매장에서 실제로 확인하고 구매하는 역쇼루밍으로, e커머스에 비해 더 많은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고 고객당 매출을 높이는 마케팅 기법이자 솔루션이다. 자력으로 모바일 생태계 편입이 어렵거나 제한적인 중소 소매업체들 역시 고객유입을 높이는 것도 ‘O2O’의 활용 목적이다.
또, ‘O2O’는 ‘실시간성’과 ‘이용자 위치’에 기반을 둔 프로모션이 가능하고, 나아가 ‘모바일결제’라는 촉매제가 제공된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실시간 정보제공 외에도 실시간으로 프로모션을 변화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에 모바일 기기를 통한 간편결제 인프라까지 갖춰지면 수없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파생될 수 있다.
‘O2O’ 플랫폼 업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한 고객유치는 물론이고 더욱 정교한 고객의 소비형태 분석도 가능해진다. 이른바 ‘빅데이터’의 효용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O2O’ 시장은 이제 초기단계인 만큼, 선발 기업들 간의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기다. 플랫폼 업체들은 얼마나 많은 소매점들을 생태계 내로 편입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의 관건이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소수의 지배적 플랫폼업체만이 존재하게 될 가능성이 크며, 이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O2O’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 그 흐름 자체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예상되는 부작용은 지금부터 연구하고 대비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O2O’는 모바일 경제 시대를 맞아 온·오프라인의 융합을 통해 침체된 우리의 실물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중요한 또 하나의 혁신의 장이 될 것이다. 10년 전 예상했던 온라인 경제와 실물경제가 융합되는 유비쿼터스 세상이 한걸음 더 다가온 듯하다.
김창곤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장 ckkim0507@klabs.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