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회에 민생관련 30개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호소했다.
기초생활보장법·국가재정법·클라우드발전법 등 민생경제 법안을 세월호 특별법과 분리, 우선 처리해 국회가 경제회복 불씨 살리기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와 함께 ‘민생안정과 경제활성화 입법촉구 호소문’을 발표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 8일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민생관련 30개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호소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어 다시 한번 호소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어렵게 만들어낸 민생안정과 경제활성화 정책이 실시간으로 입법화돼도 모자랄 판인데 국회만 가면 하세월”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기에 민생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경제회복 불씨를 살리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는 길을 잃고 회복이 힘들 것”이라며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 정치권 협의로 해결하되 그와 무관한 시급한 민생경제 법안은 여야 국회의원이 분리·우선해 조속히 처리하는 ‘결단의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30개 법안 중에서도 처리가 시급한 것으로는 △기초생활보장법 △국가재정법 △조세특례제한법 △소득세법 개정안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법 △관광진흥법 △의료법 개정안 아홉 개를 꼽았다.
최 부총리는 “국가재정법을 통과시켜 300만명의 소상공인이 기다리는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차질 없이 설치·운용해야 한다”며 “과중한 월세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한 조세특례제한법도 조속히 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신용카드사 관리 소홀로 1000만명이 넘는 국민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고통을 받았다”며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입법이 지연된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사고가 발생하면 작년보다 더 큰 혼란이 예상되며 국민 신뢰 저하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신산업 분야에서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고 국제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게 된다”며 “2년 이상 지연되고 있는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법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손톱 밑 가시’가 됐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법은 의료민영화를 촉진하는 것이 아닌 서비스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의료법을 개정해 원격의료가 가능해지면 의료취약지역 주민 19만명의 불편이 줄어들고 생명을 구하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9월 정기국회는 예산과 국정감사 등을 처리해야 하는 만큼 남은 8월 국회가 민생국회로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세월호 참사 이후 간신히 지켜온 경기회복의 불씨에 다시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