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마켓 11곳 중 10곳 자본잠식…라이선스 매각도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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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국내 코인 마켓 거래소 대부분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고사 위기에 놓였다. 규제 강화로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 요건과 비용 부담은 커졌지만 매수자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으면서 매각을 통한 '탈출구' 마저 막히는 분위기다.

9일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공시된 각 사 최근 결산연도 재무제표를 본지가 분석한 결과,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 11곳 중 보라비트(구 뱅코)를 제외한 10곳이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기준 일부 거래소 자본잠식률은 최대 7800%를 넘어섰다.

보라비트는 2023년 말 기준으로 자본금 10억원13만원 대비 자본총계가 20억4062만원으로 유일하게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난 거래소로 확인됐다.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증자도 이어지고 있다. 포블게이트는 올해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총 17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경영 여력이 부족한 일부 중소형 거래소가 라이선스를 매각해 '엑시트(Exit)'를 시도하고 있으나, 매각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은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도 결국 디지털자산 전반 규제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라이선스 신규 발급 기조도 보수적으로 유지될 전망이어서 기존 라이선스 값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는 관련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해야 한다. 현재까지 총 27개사가 신고 수리를 완료한 상태다.

코인마켓 거래소 입장에서는 라이선스를 위해 투입한 인력·보안·시스템 구축 비용 등 초기 고정비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규제 강도는 높아지지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해지며 매각 추진 역시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인마켓 거래소는 매출이 거의 없는 구조에서도 인력·시스템 유지 등 고정 운영비가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인수 이후 부담도 있을 것”이라며 “라이선스만 보유한 곳 몸값이 70억~80억원 수준에서 형성돼 있지만 매수자와 매도자 간 눈높이가 좀처럼 맞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앞서 티사이언티픽은 2022년 블록체인 기반 신사업 진출을 목표로 약 240억 원을 들여 가상자산거래소 한빗코 지분 60.36%를 인수했다. 다만, 한빗코는 2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적자 누적과 원화마켓 전환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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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결산연도 기준 완전자본잠식 코인마켓 거래소 현황 (자료=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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