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개(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운용체계(OS)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도 대표적인 오픈소스 SW입니다. 오픈소스 SW는 컴퓨터 SW를 개발할 때 사용하는 언어 등 소스코드를 공개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소스코드를 수정해 새로 만든 SW를 다시 배포할 수도 있습니다. 상용 SW는 사용자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패키지를 구매해야하지만 오픈소스 SW는 인터넷에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픈소스 SW는 ‘공짜’일까요. 결론은 ‘아니다’입니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오픈소스 SW 생태계 안에서만 통용되는 ‘룰(규칙)’이 있습니다. 오픈소스 SW를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 정해둔 규정을 오픈소스 SW 라이선스라고 합니다.
Q. 오픈소스 SW 라이선스는 무엇인가요?
A. 누군가 소스코드를 이용해 SW를 만들었습니다. 이 개발자는 SW에 대해 저작권을 가집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OS인 윈도는 개발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만약 윈도를 함부로 수정해 다른 사람에게 배포나 복제해 준다면 MS 저작권을 침해하게 됩니다. 법적 처벌을 받게 되죠.
오픈소스 SW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 무료로 배포되지만 오픈소스 SW도 개발자가 있습니다. 오픈소스 SW 라이선스는 개발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SW의 저작권을 규정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입니다.
오픈소스 SW 라이선스는 1998년 오픈소스 SW 활성화와 인증을 관장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기관인 ‘오픈소스 이니셔티브(OSI)’에서 제시한 10가지 의무를 지켜야합니다. SW 소스코드를 공개해야하며, 자유롭게 배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라이선스 전문을 공개해야하고 특정 제품에 종속돼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Q. 오픈소스 SW 라이선스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A. 개발자마다 성향이 다릅니다. 또 SW 개발 목적도 다양합니다. 그만큼 오픈소스 SW 라이선스도 여러개가 존재합니다. 오픈소스 SW 가운데 가장 많은 라이선스는 GPL(GNU General Public License) 2.0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오픈소스 SW 라이선스 가운데 3분의 1은 GPL 2.0입니다. 자유소프트웨어재단(FSF)에서 만들고 배포한 라이선스로, 오픈소스 SW 라이선스 가운데 의무사항이 많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파일을 수정하면 수정 사실, 내용, 날짜를 모두 파일 안에 적어둬야 합니다. SW를 수정하거나 새로운 SW를 연결할 경우 소스코드를 공개해야하죠. 만약 SW 특허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SW가 GPL 라이선스 조건에 해당하면 특허 사용료를 받을 수 없습니다.
GPL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라이선스는 ‘아파치’입니다. 아파치는 GPL과 다르게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아도 됩니다. SW 수정과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상용 SW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오픈소스 SW지만 ‘공짜’는 아니죠.
미국 정부 예산을 받아 진행된 프로젝트인 ‘BSD’ 라이선스도 SW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소스코드를 재배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작권 관련 문구를 표시해야합니다. SW 프로그램이 실행될 때 ‘Copyright (C) 2014, Etnews All rights reserved.’ 등의 문구가 화면 하단에 표시되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인 저작권 표시 문구입니다.
Q. 오픈소스 SW 라이선스를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터넷 전화 SW인 ‘스카이프(Skype)’를 이용한 SMC네트워크 인터넷음성전화(VoIP)기가 있습니다. 이 전화기에는 ‘벨테’가 저작권을 갖고 GPL 2.0으로 배포된 오픈소스 SW 2개가 포함된 리눅스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이 전화기는 SW의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고 GPL 라이선스 문구도 붙이지 않았습니다. 벨테는 독일 뮌헨 지방법원에 라이선스 위반으로 스카이프를 고소했습니다. 법원은 “송수화기 제조업체는 SMC지만, 스카이프가 제품을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했기 때문에 라이선스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판결했죠. 스카이프는 법원 결정으로 소스코드를 모두 공개하고 벌금도 지불했습니다.
‘SFLC’라는 비영리 단체가 있습니다. 오픈소스 개발자를 법률적으로 지원하는 단체입니다. SFLC는 리눅스 툴 패키지 ‘비지박스’ 개발자를 대신해 오픈소스 SW 라이선스 위반을 법적으로 대응한 사건이 있는데, 바로 삼성전자입니다. 삼성전자 고화질(HD)TV에 사용된 일부 SW가 비지박스를 사용했는데,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아 제품 판매금지, 이익 배분, 손해 배상을 요구했습니다.
이처럼 개발자 당사자 뿐 아니라 SFLC 같은 감시 단체도 오픈소스 SW의 무단 사용을 단속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오픈소스 SW 라이선스 준수가 중요하다는 의미죠. 오픈소스 SW는 ‘공개된’ SW지만 절대 ‘공짜’는 아닙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과학기술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