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박지웅]<44>온라인 떠나 오프라인 IT교육으로 성공한 `제너럴 어셈블리`

제너럴 어셈블리(General Assembly)는 뉴욕에서 시작한 오프라인 교육기관이다. 처음에는 초기 스타트업에 공간을 대여하는 코워킹 스페이스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예비창업자 대상 교육을 시작했다 반응이 좋아 아예 교육으로 사업 아이템을 바꿨다. 뉴욕에서 시작해 서부로 확장한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홍콩에도 지사를 열었다. 현재까지 5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자에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창업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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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 어셈블리 홈페이지.

-정진욱(콘텐츠대학부 기자)=제너럴 어셈블리에 대해 좀 더 설명해 달라.

▲박지웅(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생각을 실물로 구현하는 실질적인 교육을 하는 기업이다. 프로그래밍과 사용자경험(UX) 디자인, 경영학 등을 가르친다. IT 기반의 평생교육에 방점을 둔다. 창업보다는 교육을 통한 ‘커리어 체인지’가 목적이다.

-정진욱=쉽게 말하면 오프라인 학원이다. 제너럴 어셈블리를 추천하는 이유는.

▲박지웅=요즘 추세와 반대로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교육을 강조한다. 사실 교육 효과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이 더 크다. 제너럴 어셈블리가 잘한 건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지극히 실무적인 교육을 한다. 대학 교육이 현장에서 아무 소용이 없는 건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마찬가지다. 제너럴 어셈블리는 수강생의 전후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명확하게 결과물로 보장한다. 예를 들어 웹 프로그래밍 강좌를 듣는다고 하면 교육 후에는 혼자서 충분히 웹사이트를 만들 실력을 보장한다. 이것저것 필요 없는 모든 것을 잡다하게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개발에 필요한 핵심만 가르친다. 오프라인 커뮤니티도 운영한다. 같은 목적을 가지고 모인 사람을 그룹으로 묶어 수강생 소통과 자율학습을 돕는다. 국내 영어학원이 스터디 모임을 짜주는 것과 비슷하다.

-정진욱=제너럴 어셈블리의 비즈니스 모델은.

▲박지웅=간단하다. 수강료다. 수강료가 굉장히 고가다. 웬만한 대학 한 학기 등록금과 맞먹는다. 강의 일부를 촬영해 온라인으로 풀기도 하지만 매출은 미미하다.

-정진욱=오프라인은 확장성 측면에서 온라인에 크게 떨어진다. 온라인으로 확장해야 하지 않을까.

▲박지웅=확장성은 떨어지지만 이익은 크다. 앞서 말한 대로 수강료가 비싸다. 1인당 1만원 남기고 온라인에서 100명 파는거랑 오프라인에서 100만원 남기고 1명에게 파는거랑 같다. 이들이 하는 교육 특성상 오프라인 강의가 반드시 필요한 면도 있다. 초심자가 프로그래밍 언어를 온라인에서 배우기는 너무 어렵다. 오프라인으로 강의를 듣고 온라인으로 복습하는 게 맞다. 기본 코스를 지나 스스로 공부할 수 있을 때까지는 오프라인 학습이 필요하다. 오프라인치곤 확장 속도도 빠른 편이다. 뉴욕에서 시작해 미국 서부를 중심으로 분원을 내고 최근에는 홍콩에도 진출했다.

-정진욱=오프라인 학원으로 큰 투자를 받았다. 배경은.

▲박지웅=일단 이들의 교육 콘텐츠가 통했기 때문이다. 높은 단가도 매력적이다. 온라인 확장 가능성도 봤을 거다.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온라인보다 훨씬 어렵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건 어렵지 않다. 수준 있는 오프라인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이를 온라인으로 쉽게 옮길 수 있다.

-정진욱=강사가 중요하다. 어떻게 강사를 구하나.

▲박지웅=내부 강사는 한 명도 없다. 제너럴 어셈블리가 하는 일은 강의 코스 기획이다. 기획이 끝나면 필요한 인력을 기업 현직자 대상으로 섭외한다. 수강생은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만 전달받는다. 강사는 투잡으로 추가 수입을 올린다. 학원 입장에선 스타 강사 몇몇에 휘둘리지 않아 좋다. 현직자를 대상으로 충분한 강사풀을 확보한다. 제너럴 어셈블리는 ‘약속할게,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면 이 강의만 들으면 돼’라는 선명한 메시지로 마케팅에 집중한다.

-정진욱=국내 교육 시장은 대학 입학 전까지가 크다. 평생교육 시장이 의미 있나.

▲박지웅=초중고를 다 합쳐도 고작 12년이다. 대학 입학 후에는 별도 사교육을 받지 않지만 사실 대학 졸업 후에도 끊임없이 뭔가 배워야 함은 당연하다. 교육에 대한 직장인 수요도 크고 이들은 구매력도 있다. 이들에게 학문을 가르치는 게 아니다. 오늘 배워서 내일 써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국내 사교육 시장을 보면 입시 시장 규모가 40조원, 평생교육은 4조원 정도다. 몇몇 교육업체가 있지만 이들은 완성된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하지 못한다. 시장 수요는 있는데 공급은 형편없다. 시장 잠재력이 크다.

-정진욱=직장인에게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박지웅=흔히 100세 시대라고 말하는 사회에서 당장 승진 한 번 더하는 게 큰 의미 없다. 삼성전자 직원이 아니어도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게 중요해졌다. 혼자서 뭔가 하기에는 오프라이보다 온라인이 더 적합하다. 치킨집 하나를 하려해도 몇억이다. IT는 혼자서 할 수 있다. 비용 부담도 작고 혼자 두 달이면 뭔가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평생교육 측면에서 IT가 의미 있는 이유다.

-정진욱=국내에서 제너럴 어셈블리 같은 창업을 할 때 유의할 점은.

▲박지웅=어떤 분야든 한국 소비자가 가장 까다롭다. 콘텐츠가 좋아야하는 건 기본이다. 인프라·부대시설에 기대치도 높다. 교육 내용과 시설 둘 다 신경 써야 한다.

-정진욱=국내에서 강사를 구하는 건 어렵지 않을까.

▲박지웅=인력 수급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 지금도 훌륭한 전문 강의 인력이 많지만 이들이 전달하는 지식에 비해 대우는 부족하다. 조금만 더 합당한 대우를 하면 얼마든지 유인할 수 있다. 자신의 업무 지식을 활용해 유용한 부가수입을 올린다는 것도 직장인에겐 매력적이다.

-정진욱=제너럴 어셈블리 같은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조언한다면.

▲박지웅=교육 비즈니스는 콘텐츠 설계가 핵심이다. 강의를 듣기 전후가 다르다고 결과물을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 수강생 간의 커뮤니티 형성에도 신경 써야 한다. 한 공간에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게 오프라인 교육 만족도를 높인다.

-정진욱=제너럴 어셈블리 같은 스타트업에 투자할 의향은.

▲박지웅=완결된 교육 커리큘럼과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면 굉장히 매력적이다. ‘온라인이 최고’라는 선입견이 없으면 더욱 좋다. 얼마든지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정진욱=제너럴 어셈블리가 시사하는 점은.

▲박지웅=기존 시장을 새롭게 바라보는 역발상으로 교육 시장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했다.


[표]박지웅 대표가 평가한 제너럴 어셈블리

[표]제너럴 어셈블리 현황

(자료: 크런치베이스)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박지웅]<44>온라인 떠나 오프라인 IT교육으로 성공한 `제너럴 어셈블리`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박지웅]<44>온라인 떠나 오프라인 IT교육으로 성공한 `제너럴 어셈블리`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