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TDD-FDD 호환 단말기 수급이 새 복병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제4이동통신 주파수할당 신청 적격 판정을 받고 최종 심사를 앞두면서 단말기 수급이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

기존 주파수분할방식(LTE-FDD)과 연동, 규모의 경제를 통한 단말기 구매 등 기술적·사업적 문제가 함께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제4이통이 추진하는 시분할방식(LTE-TDD)과 LTE-FDD 연동 표준은 최근 정립됐고, 주파수 조합에 관한 최소 요구사항(Requirment)이 제안되고 있다. 주파수 조합에 대한 최소 요구사항 규격이 정비돼야 단말기를 개발할 수 있다.

제4이통이 계획대로 올해 사업 승인을 받더라도 요구사항이 정비되지 못하면 단말기 수급이 안돼 내년 말 본격적인 서비스를 못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LTE-FDD 방식을 사용하는 기존 이통사나 글로벌 로밍을 위한 주파수 조합을 단말기 제조사에 제시하고, 제조사가 각 주파수에 맞는 안테나와 신호처리회로를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중국·유럽·인도 일부 이통사가 LTE-TDD 방식을 사용하고 있고, 차이나모바일이 2.5㎓에서 TDD 방식을 도입하기로 해 일단 퀄컴이 TDD-FDD 듀얼모드를 지원하는 모뎀(베이스밴드)은 개발한 상태다. 삼성전자나 중국 화웨이 등이 듀얼모드 단말기 테스트 단계에 있다.

하지만 20여개 이통사를 제외한 전 세계 대부분 이통사가 FDD 방식을 지원하고 있어 글로벌 로밍 등을 위해서는 복잡한 주파수 조합이 필요하다. 특히 3세대(3G)와 달리 LTE 주파수는 1㎓ 이하 대역부터 2㎓ 이상 대역까지 이통사마다 제각각 쓰고 있어 제4이통이 협상하는 이통사별 주파수 조합에 따라 단말기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단말기 제조사들이 제4이통용 단말기를 지원해줄지도 관심사다. 기존 이통사 단말기를 그대로 들여와 망을 임대하는 알뜰폰 사업자들마저 주문량이 적어 단말기 수급에 애를 먹은 것을 고려하면 제4이통용 단말기를 별도로 만드는 제조사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 등에서 기출시된 단말기를 들여오더라도 국내 유심이동성 문제가 발생한다.

음성LTE(VoLTE) 유심(USIM) 이동성이 확보된 기존 이통 3사 출시 단말기와 달리 TDD 방식은 이동성에 대한 정부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 이통 3사나 알뜰폰과 달리 기존 중고 단말기를 가지고 제4이통에 신규 가입할 방법도 없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기술적인 단점을 해결하더라도 단말기 수급 등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승인 후 실제 서비스를 하는 1년 후까지 이 문제를 최대한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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