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플라보노이드 활용한 새 조류독감 치료제 개발 가능성 제시

국내 연구진이 천연 플라보노이드를 활용해 조류독감 원인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타미플루 등 기존 약품에 내성을 가진 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신약 개발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과학기술원 엄수현 교수팀과 경상대 박기훈 교수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오동나무에서 추출한 천연 플라보노이드가 조류독감 등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인 ‘뉴라미니데이즈’에 결합된 3차원 구조를 밝혀냈다고 20일 밝혔다.

신약개발에 필수적인 원자 수준의 복합체 3차원 구조를 밝힘으로써 플라보노이드와 병원균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규명, 천연물 유래 항균·항바이러스제 개발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오동나무에서 추출한 플라보노이드가 뉴라미니데이즈 활성억제 효능이 있음을 밝혔다. 나아가 이 플라보노이드와 뉴라미니데이즈 복합체의 3차원 구조를 X선 결정학적 방법으로 밝혀냈다.

현재 사용되는 시알산 기반의 타미플루, 리렌자 등 뉴라미니데이즈 억제제가 아닌 플라보노이드계 천연물도 뉴라미니데이즈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원자수준에서 규명했다. 향후 플라보노이드 기반의 항균·항바이러스제 개발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이번에 규명한 플라보노이드 복합체는 사람이 가진 뉴라미니데이즈에는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계산돼 부작용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수현 교수는 “항바이러스제 내성을 보이는 바이러스 출현으로 새로운 뉴라미니데이즈 억제제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항균 및 항바이러스제 내성을 보이는 뉴라미니데이즈를 타깃으로 하는 플라보노이드 기반 천연물 신약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항바이러스 후보물질을 도출하는데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신약개발을 위한 천연물질 최적화, 동물실험 등의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광주과학기술원 노벨 스타이츠 구조생물연구센터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결정구조 분야 국제학술지 악타 크리스탈로그래피카 섹션D 5월호에 게재됐다.


※ 용어설명

▲플라보노이드 : 식물에 다량 존재하며 항산화제 기능을 하는 천연색소

▲뉴라미니데이즈 : 조류독감, 복막염 등을 유발하는 각종 바이러스와 병원성 박테리아의 감염과 증식에 필수적인 숙주세포인식 단백질. 항균제 및 항바이러스제 개발의 표적효소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