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산업의 성장세가 무섭다. 14억 인구의 시장수요를 잡기 위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투자가 잇따르면서 시장의 가파른 성장은 ‘규모의 경제’로 연결되는 모습이다. 중국 자동차업체들의 기술 경쟁력도 급상승하면서 부품업체수도 2년 전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때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기아차의 지난 1분기 중국 내 판매성장률이 업계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이다. 총 44만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성장했지만 전체 성장률 대비 1.3%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반해 폴크스바겐과 GM은 각각 23.5%와 12.4%로 늘어났다. 일본 빅3인 닛산과 도요타, 혼다 역시 1분기에만 현대·기아차를 추월했다. 아직은 현대·기아차가 3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지만 1·2위 업체와의 격차는 더 벌어지는 형국이다.
1분기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은 현지 생산능력 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 베이징에 총 179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중국의 늘어나는 수요에는 크지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향후 2년 내 중국 자동차 시장 수요가 2000만대를 넘어 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생산능력 증설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다.
14억 인구가 말해주듯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이미 2009년 13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이전까지 세계 1위였던 일본을 제치고 최대 생산국이 됐다. 규모의 경제로 볼 때 실질 구매력을 기준으로 따지면 중국은 올해 미국을 제치고 글로벌 1위 경제대국으로 올라 설 것이라는 예측도 허구로 보이지 않는다. 일본과 미국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중국 내 현지공장을 증설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3월 충칭시를 찾아 4공장 신설을 강조했지만 최종 확정은 미지수다. 노사분쟁과 동반성장에 대한 정부의 압박,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가 겹치면서 현대·기아차 내부적으로 해결할 복잡한 문제가 이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중국 정부를 적극 활용하는 다원전략이 필요한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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