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위축됐던 국내 반도체 장비 출하 규모가 올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차세대 반도체 공정 확대에 따른 것으로 내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국내 반도체 장비 매출(출하액 기준 전망)은 76억달러(약 7조9040억원)로 지난해 51억3000만달러에 비해 48%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반도체 장비 매출은 2010년대 들어 2012년까지 3년 연속 80억달러를 웃돌다가 지난해 50억달러대로 전년 대비 41%나 급감했다. 중국과 대만이 각각 전년 대비 30%, 11% 성장세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SEMI는 올해 국내 반도체 장비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서고 내년에는 80억달러대를 다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매출 규모는 81억4000만달러로 점쳐졌다. 지난 2012년 86억7000만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2년 연속 성장세를 지속하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주요 반도체업체의 미세공정 확대와 3차원(3D) 낸드플래시 양산 등 차세대 반도체 공정이 이같은 신장세를 이끌 것으로 풀이했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중국 시안 공장 준공을 계기로 3D 낸드플래시 공정을 본격화한다. SK하이닉스도 지난 24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 연말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가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공정인 14나노 핀펫 기술을 공유한다고 발표한 것도 호재로 꼽힌다. 삼성전자 공급 비중이 높은 국내 장비업체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에도 제품을 공급할 기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반도체 장비 업계에도 공통적인 호재다. 국내 기업으로서는 차세대 공정 전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 반도체 장비 출하액 추이(단위:십억달러)
자료:SEMI. 2014년, 2015년은 전망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