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시간대에 16세 미만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접속을 막는 이른바 ‘셧다운제’가 합헌이라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청소년 부모와 게임업체 등이 낸 헌법소원에 대해 7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로써 정부는 세계 유일의 게임 시간 규제를 지속할 명분을 얻었다.
헌재는 헌법 수호를 목적으로 한 헌법기관이다. 이러한 기관의 결정이 어떻게 나오든 존중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번 셧다운제 합헌 결정은 청소년 기본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이다.
셧다운제는 16세 미만 청소년이 오전 0시부터 6시까지 인터넷 게임을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청소년이 잠을 잘 시간까지 게임에 과몰입하는 것은 분명 문제다. 이를 개선할 방안을 찾는 것은 정부의 과제다. 하지만 일부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빌미로 모든 청소년의 기본권까지 제한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헌재가 게임 규제가 헌법에 부합한다는 결정함으로써 청소년 기본권은 언제든 제약해도 된다는 인식이 확산될까 우려된다. 청소년도 엄연히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을 내리는 주체인데 어른들이 보호하고 관리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긴 결정이라는 얘기다.
국격 훼손도 걱정이다. 셧다운제는 외국에서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제도라는 비판을 샀다.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도 하지 않는 규제다. 합헌 결정으로 자유민주주의 국가 한국은 국민 기본권도 제약하는 나라라는 인식을 해외에 심어줄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합헌 결정이다.
이번 결정으로 정부는 청소년 게임과 관련한 각종 규제에 반대 의견을 잠재울 명분을 확보했다. 지금보다 더욱 심한 규제를 내놔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각종 규제로 인해 더 이상 한국에서 사업을 하기 싫다고 생각해온 게임업체들이다. 이들이 본사를 외국으로 옮겨 세금을 한국에서 내지 않아도 제지할 명분도 없다.
어차피 정해진 합헌 결정을 뒤집을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 결정에 반대 여론이 너무 높다는 점을 정부는 직시해야 한다. 정부가 헌재 결정을 게임을 더 규제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더 큰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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