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XP "끝났지만 끝나지 않았다"…세계 각국 정부 `1년 더`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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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의 12살 윈도XP 운용체계(OS) 공식 종료일을 맞이한 세계 각국 정부가 지원을 늘리는 계약을 위해 수백억원을 쏟는다. 여전히 윈도XP 의존도가 높은 공공기관 때문이다.

8일 가디언은 영국 정부가 XP 지원 1년 연장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에 554만파운드(약 97억원)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정부도 수백억유로(수십억원)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정부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고객 지원 프로그램(Custom Support program)’ 계약을 통해 향후 1년간 윈도XP를 위한 핵심 보안 소프트웨어를 추가 공급받는다.

영국 공공기관의 윈도XP 의존도는 심각하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가의료서비스(NHS)’가 운영하는 PC의 윈도XP 비중이 85%으로 80만대에 육박했다. 윈도7과 윈도8 비중은 각각 14%, 1%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1년 내 윈도XP를 비롯해 ‘오피스2003’ ‘익스체인지2003’ 버전도 함께 전환할 계획이다. 가디언은 “윈도XP를 다른 OS로 전환해야 하는 NHS 등 정부 기관에 숨 돌릴 틈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네덜란드 정부 역시 윈도XP OS를 쓰고 있는 4만대의 공공기관 PC 때문에 연장 계약을 맺었다. 실제 네덜란드 행정기관의 40%가 윈도XP OS를 사용해 심각한 상황이지만 이번 계약은 중앙 정부만 해당돼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영국·네덜란드 경우는 상위 OS로의 이전을 전제로 맺어진 지원 연장 계약”이라며 “프리미엄 기업 고객 대상으로 제공되던 유료 서비스를 정부 차원에서 체결한 것으로 아직 중국·한국 정부와는 확인된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유럽 정부의 움직임은 미국 정부가 예산 부족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연장 계약을 하지 않은 것과 대조됐다고 미국 IT매체 아즈테크니카는 전했다.

사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아즈테크니카는 “미국 정부도 수만대의 윈도XP PC를 운영하지만 OS 종료를 알면서도 아직 쓰고 있다”며 “미국 내 수많은 병원과 보건기관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아직 윈도XP를 쓴다는 중국은 기업이 나섰다.

중국 국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치후360, 킹소프트 등 주요 민간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이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 계약을 맺어 내년 7월 14일까지 중국 사용자 보안을 지원키로 했다. 정부 산하 중국인터넷네트워크정보센터(CNNIC) 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XP 사용자의 25%는 새로운 OS로 전환할 계획이며 ‘절반 이상이 쓸 수 있는 한 계속 쓰겠다’고 답해 위기감은 고조됐다.

이 가운데 각국 정부는 윈도8보다 윈도7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윈도7을 공급하는 HP 등에 영향을 입은 윈도8 판매율은 여전히 느리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디언은 “공공기관과 기업 사용자는 사용하기 쉬운 사용자환경(UI)을 갖춘 윈도7로 업그레이드 할 것인지 ‘스타트 스크린’으로 다소 혼란스러운 윈도8로 갈 것인지 택해야 한다”며 윈도7 전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주요 국가별 윈도XP 지원 종료 대응 상황(자료:외신 취합)>

주요 국가별 윈도XP 지원 종료 대응 상황(자료:외신 취합)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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