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때문에 공부에 집중이 안 돼요. 방과 후에 친구들 전부 메신저로만 대화하는데, 그 안에서 학교 일부터 게임까지 모든 걸 다 이야기하니까 혼자 빠지면 소외당해요. 스마트폰이 옆에 없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흔히 들을 수 있는 요즘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한 고민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해 전국 만 10~54세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 조사한 결과, 청소년과 성인 스마트폰 이용자 10명 중 1명은 스마트폰을 습관적으로 과다 사용해 중독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한국형 스마트폰 중독 척도를 개발, 조사한 이후 스마트폰 중독 현상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스마트폰에 의존한 생활양식이 일상화·습관화되면서 기능적 의존을 넘어 심리적 의존으로 심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할 상황이다.
2013년 스마트폰 중독위험군 비율은 11.8%로 나타났다. 이 중 심각한 어려움을 보이는 고위험군은 1.3%고, 대부분을 차지하는 10.5%는 잠재적 위험 사용자군이다.
이들 잠재적 위험 사용자군은 점차 사용시간이나 정도가 심해지는 이른바 내성, 금단으로 인해 일상생활 영위가 어려운 특성이 있다. 이러한 결과는 지금의 모바일 시대, 초연결 사회를 살아가는 스마트폰 이용자는 누구나 잠재적으로 이러한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개인적 대처능력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개인의 사용조절 노력이 기본적이기는 하나 다른 한편으로 스마트폰 중독위험은 인간과 스마트폰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문제기 때문에 이용자 개인의 노력과 사회 연대적 책임이 병행돼야 한다.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잠재적 위험 사용자군은 경미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특성을 보이지만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심각한 중독단계로 진행될 취약성을 갖고 있다.
새로운 위험이기 때문에 우선 이에 대한 다학제적 접근과 과학적 원인 규명이 우선돼야 하겠다.
보다 직접적으로는 우리가 최상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가지고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만큼 중독위험을 해소할 수 있는 간편하면서도 이용자의 과다사용 패턴을 잘 이해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게 이용자의 불필요하고 목적 없는 과다사용을 조절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이다.
아울러 올해 처음 시행되는 그린인터넷인증제와 같이 스마트폰 중독 해소를 위한 기업의 자율적인 노력도 확대돼야 한다. 정보통신 사업자가 자율적 참여를 통해 스마트폰 중독문제 해결을 주도함으로써 이용자 보호뿐 아니라 관련산업 발전도 함께 도모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스마트폰 이용자의 91.1%는 ‘스마트폰 중독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이용문화 측면에서 이용자 모두가 스마트폰 과다사용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스마트폰 이용의 주된 목적은 SNS나 간단한 캐주얼게임인 데, 이것은 사회적 연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나의 사용습관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타인의 변화도 수반돼야 한다. 따라서 건강한 스마트폰 이용을 위한 개인의 노력은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질 때 비로소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미디어 중독 위험 해소는 ICT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 제고와 국민 한 명 한 명의 건강하고 윤택한 일상 구현을 위한 필수 선결과제며, 개인의 책임 개념에서 나아가 사회 연대적 노력으로 접근할 때 실질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장광수 한국정보화진흥원장 cksoo636@ni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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