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미세먼지 예보 "못하나, 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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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침입이 빈번해지면서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호흡기 건강과 산업계 제품 품질 등 다양한 분야에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하면서 미세먼지의 관심은 커졌다. 그러나 정작 관련 예보는 커지는 사회적 관심과는 달리 헛발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미세먼지 예보의 낮은 정확도를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주문했다.

국내 미세먼지 예보는 환경부와 기상청이 함께 1일 2회로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는 69.9%로 정확도가 90%에 가까운 기상 예보에 비해 많이 뒤처진다. 지금으로서는 예보만을 믿고 미세먼지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셈이다.

기상업계는 실질적인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는 더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69.9%의 정확도는 맑은 날을 포함한 것으로 미세먼지가 발생한 날만 기준으로 하면 정확도는 더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주영순 의원(새누리당)은 고농도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가 33.3%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영남권역은 7번 중 1번, 강원권은 17번 중 4번에 그쳐 예보 신뢰성을 지적했다.

◇외국모델에 4년 전 정보사용 정확성 한계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가 낮은 가장 큰 이유는 사용하는 모델과 수치입력 자료의 신뢰성 때문이다. 기상청이 사용하는 미세먼지 예보모델은 미국 환경보호청이 개발한 CMAQ 모형이다. CMAQ는 크게 두 가지 입력 정보가 필요하다. 첫째는 기상 수치예보모델(WRF or MM5)에서 생산된 기상예측장(바람)이고, 둘째는 배출모델(SMOKE)에서 생산된 배출량 자료(중국과 한반도 일대의 미세먼지 초기 값)이다. 배출모델을 통해 산출된 배출원 물질이 기상 예측장 바람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이동하고 소멸되는지를 예측하는 모델이다.

문제는 기상청이 사용 중인 CMAQ 모델에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기상 수치예보모델이 사용된다는 점이다.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의 국지 기상정보를 수정해 사용해야 하지만 세부조건을 정확히 설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CMAQ 모델은 기상 수치예보모델 값과 미세먼지 입력 값을 이용하는 만큼 이 두 수치에 오류가 있으면 정확한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미세먼지 초기 값도 4년 전 자료가 입력된다. 중국이 발표하는 업종별·지역별 대기오염물질 배출현황 최근 통계가 4년 전 현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미세먼지 배출현황을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가장 중요한 두 입력 값이 한국 사정과 맞지 않고 오래된 정보다 보니 예보 정확도가 떨어지는 셈이다.

다양한 모델에서 각각의 예측결과로 최종 예보를 생산하는 앙상블 모델도 사용되지 않는다. 지금 기상청의 예보는 CMAQ 모형을 이용한 단일 예보다. CMAQ 모형상에서 다양한 상황을 조합해 동일한 입력 자료에서 다양한 결과를 산출하고 비교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지만, 아직 도입되지 않고 있다.

예보관의 경력 축적도 필요하다. 지금은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과 기상청 인력 12명이 미세먼지 예보 업무를 하고 있다. 예보통합센터를 구축하는 등 양 기관이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아직 1년도 넘지 않은 미세먼지 예보 경력으로는 예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최신 먼지정보 수집이 관건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확한 실시간 관측 자료를 수집하는 게 중요하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과거 정보만 제공하지만, 방법은 있다. 이미 중국 현지 먼지정보를 예보에 활용하는 곳도 있다. 국내 민간기상사업자인 케이웨더는 중국 전국성시공기질 실시간 관측정보를 활용해 미세먼지 예보를 서비스한다. 기상청과 같은 CMAQ 모델을 사용하지만 추가적으로 최신 현지 먼지 정보를 확인해 예보를 생산한다. 중국 측 공식 데이터 발표가 늦다보니 실시간으로 서비스하는 정보를 그때그때 확인하는 방법으로 예보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환경부와 기상청도 관련 문제를 인식하고 최신 먼지정보 확보를 위한 작업을 준비 중에 있다. 기상청은 기상 쪽에서만 사용하는 자료동화기술을 대기 쪽에도 적용해 보편화한다는 계획이다. 자료동화기술은 세계 여러 나라의 먼지 관련 정보를 바로 예보모델에 적용해 결과 값을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EU에서 관련 시스템이 개발 중이며, 기상청은 지난 2월 킥오프 미팅을 통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미세먼지 부문 자료동화기술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CMAQ 모델 개선작업도 진행한다. 미국 기상수치가 사용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부 수치를 한국형 모델로 바꾸는 개선 작업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황사 공동관측망 등 중국 측정자료 공동 사용의 기반을 마련한다. 이미 한·중·일 3국간 국장급 공무원간 합의는 마쳤고, 이달 중에 실무과장급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굴뚝TMS를 통해 실시간 관리한다. 굴뚝TMS는 발전소·공장 등 주요 배출사업장 공장에 센서를 설치해 오염물질 배출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317개 미세먼지 관측 장비들도 물갈이를 예정 중이다. 정부는 올해 17억으로 예정된 ‘미세먼지 예보예산’을 119억으로 대폭 증액했다. 이 중 다수는 노후화된 관측 장비 교체에 사용될 예정이다.

기상청은 여름을 제외하면 사실상 1년 내내 미세먼지 위협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봄철은 그동안 얼어있던 땅이 녹고, 기단이 가벼워지면서 먼지 비산이 더 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6개 권역으로 제공하던 미세먼지 예보를 17개 시도단위로 넓히고 예보 대상물질도 초미세먼지와 오존까지 확대한다. 이와는 별도로 한국환경공단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등 환경부와 기상청이 함께 전방위 대응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발생시 부문별 행동요령

출처: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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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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