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기 방통위 규제 일변도로 가면 곤란

박근혜 대통령이 최성준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청와대 추천 상임위원 1명만 정하면 3기 방통위 구성을 마무리한다. 그간 별 잡음 없이 방통위를 이끈 이경재 위원장은 연임하지 못했다. 불법 단말기 보조금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 최성준 내정자가 ‘불법 보조금 악순환 근절’을 언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사상 첫 법조인 출신 방통위원장이다.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이 보기에 불법 보조금 사태가 그만큼 무질서의 극치였다는 얘기다.

위원장까지 바뀔 정도이니 3기 방통위는 불법 보조금에 고강도 규제를 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물론이고 방통위 추가 영업정지까지 얻어맞은 통신사업자들이다. 앞으로 재발 시 더 강한 처벌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법을 어기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 불법 보조금 문제와 관련해 정부 엄포까지 무시한 통신사업자들은 변명할 여지도 없다. 그런데 법·제도가 시장 현실과 맞지 않다면 이는 전혀 다른 문제다. 오로지 보조금 마케팅에 기댈 수밖에 없는 통신 시장 구조다. 강한 처벌로만 가능했다면 불법 보조금 문제는 진작 해결했을 문제다.

방송 시장도 마찬가지다. 관련 법·제도가 현실과 너무 맞지 않는다. 거의 모든 시청자가 유료방송으로 지상파 무료방송을 보는데 법·제도는 온통 공영 방송 중심이다. 통신이든 방송이든 산업 논리를 완전히 배제하면 산업 발전이 없다. 산업 논리가 득세하지 않더라도 숨 쉴 여지는 있어야 하는데 현행 법·제도는 너무 막혔다. 이 상황에서 방통위가 규제만 앞세운다면 방송통신산업이 더 위축될 게 뻔하다. 규제를 잘 해야 하지만 법규 자체를 현실에 맞게 개선하는 노력을 병행한 규제여야 더 가치가 있다.

최 내정자를 전문성 논란이 나온다. 별 문제는 없다. 그는 방송통신 분야 경험이 없다 해도 정보법학과 특허법 등 기술 관련 법을 잘 아는 법조인이다. 법이 기술 변화를 얼마나 못 ?아가는 지 아마 잘 이해할 것이다. 이 이해는 제재와 처벌보다 법·제도 개선에 훨씬 유용하다. 방송통신산업이야말로 기술과 법의 괴리가 심한 곳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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