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국가산단 "바꿀 건 다 바꾸고 싶은데…2%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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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98%를 차지하지만 생산 비중은 22%, 수출은 10%에 불과해 대기업 중심의 수직 계열화 구조가 고착돼 있다.”

“IT 등 첨단 기술의 도입과 적용 비중을 나타내는 첨단기술지수는 10년 전 30%대에서 계속 하락해 현재 10% 수준으로 연구개발 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고급 연구인력 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연평균 16.8%이던 기계산업 성장률은 이후 5% 이하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1.5%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로 설립 40년을 맞은 창원국가산업단지의 실태다.

창원국가산업단지는 한국 기계산업의 중심지로 경제발전을 견인해 왔다. 하지만 최근 10여년간 기반시설의 노후화, 신산업 육성과 R&D 투자 부족, 복지·편의시설 낙후 등으로 생산성 저하와 신규 근로자 유입 감소라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 ‘창원산단 거듭나기’ 몸부림

지난달 19일 경남도와 창원시,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창원 드림타운’ 건립 투자 협약을 체결, 창원산단 고도화의 시작을 알렸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창원 드림타운은 창원단지 내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고품격 복합공간을 건립하겠다는 것. 산단공이 90억원 규모의 부지를 무상 지원하고 정부 예산 100억원에 하나은행 240억원 등 총 430억원을 투입, 지하 1층, 지상 15층에 총 420실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다.

창원산단 고도화는 창원산단을 경쟁력 지닌 매력적인 첨단 융·복합 산단으로 바꿔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융·복합 신규 인프라 조성과 R&D역량 강화, 환경 개선의 3개축으로 추진된다.

융·복합 신규 인프라 조성은 융·복합 집적지와 첨단산업집적단지 조성 등 2600여억원이 투입되는 창원산단 고도화의 핵심이다. 경남테크노파크 주변 2만3370㎡에 기업지원 융·복합동, 지식서비스 혁신동, 산학융합지구, 문화웰빙지구 등을 건립한다.

R&D 등 혁신 역량 강화는 융·복합 인프라를 기반으로 민간 R&D센터 유치, 기업지원 융·복합동과 산학융합지구, 산학융합캠퍼스 등 세부 시설을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융합기술 고도화 사업 등을 추진하는 내용이다.

환경 개선은 노후 공장 재개발, 근로종합복지관 건립, 공동 물류센터 신축과 각종 문화행사 개최, 공동 주차장과 산책거리 조성 등 일하고 싶은 환경 만들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민간 R&D센터 유인책 충분할까

사업 규모에 비해 목표와 세부 실행 계획 및 방안은 다소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남도와 창원시를 비롯해 창원산단 관계 기관과 입주 기업까지 창원산단 고도화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종합 발전 계획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지만 주요 사업 내용을 보면 신규 사업보다는 기존 사업들을 구조 고도화라는 큰 틀로 묶었다는 인상이 강하다.

주요 사업에 포함된 전기차 핵심부품 단지, 전기선박 육상시험소, 스마트 그리드 확산 등 상당수는 창원단지 고도화 이전부터 추진을 검토했거나 이미 추진하고 있던 사업이다.

융·복합을 산단 고도화의 중심축으로 세웠지만 ‘지능형 기계산업’처럼 어떤 융·복합 기술과 산업을 산단에 뿌리내릴 것인지에 관한 구체화된 목표 설정과 계획도 다소 부실하다. 고도화 사업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기관 주체도 불분명하다.

혁신역량 강화의 핵심 사업인 민간 R&D센터 유치는 고급 연구 인력의 수도권 집중화 추세 속에서 뚜렷한 유인책이 없다. 전문가들은 민간 R&D센터 유치 등 연구역량 강화는 창원 소재 기계연 부설 재료연구소의 승격, 경남 연구개발특구 지정 및 사업 확보, 경남과학기술원을 유치 등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양호 전 국토연구원장의 최근 언급대로 창원은 기존 기계산업에 IT는 물론이고 NT, BT, ET 등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업종을 만들어내야 한다.

창원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기계 관련 기업은 물론이고 지역 대학과 국공립 연구소, 경남도와 창원시, 산단공 등 전 지원기관의 협력 네트워크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창원국가산업단지 구조 고도화 사업 계획(자료:창원산단)>

창원국가산업단지 구조 고도화 사업 계획(자료:창원산단)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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