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내는 통신비에 해당하는 가치를 부여하는 것, 그게 통신사업자가 살아남는 길이죠.”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26일(현지시각)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 현장에서 진행한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시장점유율보다 고객이 ‘이 정도 통신비는 낼 수 있다’고 서비스의 가치를 여기게 만들어 수익을 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통신사업자들은 “덤 파이프(Dumb Pipe·부가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단순한 네트워크 제공)을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서울에서는 또 다시 휴대폰 과열 보조금이 쏟아져 ‘2·26 대란’이라는 말이 돌았다. 이 부회장은 “LG유플러스는 절대 먼저 과열 보조금을 투입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가 가입자 순증을 매달 기록하는 이유는 가입자가 가장 적기 때문에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시장 점유율이 지금처럼 나뉠 당시와는 달리, 롱텀에벌루션(LTE) 시대에 들어서는 서비스 경쟁력이 비슷해졌다”며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신규 가입자를 비슷하게 받으면 당연히 빼앗길 고객 수 자체가 가장 적은 LG유플러스 가입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논란이 된 화웨이 통신장비 도입으로 인한 보안 우려에 대해선 “전혀 걱정할 일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유선 장비는 제조사가 마음먹으면 위험할 수 있지만, LG유플러스가 도입하는 화웨이 장비는 무선단에서 끝나기 때문에 보안 문제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장비 제조사가 정보 탈취를 시도한다는 가상의 상황을 전제하고 한 얘기다.
이 부회장은 이번 MWC 2014에서 삼성전자·LG전자는 물론이고 화웨이 등 중국기업까지 앞다퉈 발표한 웨어러블 기기에 대해 “올해가 스마트 기기의 분리·융합이 시작되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LTE 모뎀이 스마트폰이 아닌 웨어러블 기기에 있고, 기존 스마트폰은 단순한 디스플레이로만 활용할 수도 있다”며 “올해가 지나면 이런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더 이상 스마트 기기 시장이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 기기의 분리·융합 흐름에 따라 통신사업자는 새로운 콘텐츠·서비스 제공자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이 부회장의 지론이다.
“새로운 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서비스는 기존 비디오 콘텐츠에서 나아가 지능적 콘텐츠, 감성적 콘텐츠가 될 겁니다. 이 세 특성을 합친 콘텐츠는 구글보다도 우리가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러한 새 패러다임의 콘텐츠가 “곧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물인터넷(IoT)·5세대(G) 이통통신 등 이번 MWC 2014에서 선보인 다양한 신기술에 대해선 “기술이 사람을 앞서가기 시작했다”고 봤다. “5G 시대가 되고 네트워크가 엄청나게 빨라져서, 비디오가 한꺼번에 50개 전송된다고 해도 한 사람이 그걸 한꺼번에 다 볼 수는 없습니다. 4G까지는 사람이 기술을 앞서갔는데, 이제 그게 역전되기 시작한거죠.” 이 부회장은 “인간의 삶에 파고드는 가치를 기업이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