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5일부터 정부부처 새해 업무보고를 받고 집권 2년차 국정에 드라이브를 건다. 업무보고는 첫날 국무조정실과 법제처, 국민권익위원회를 시작으로 박 대통령 취임 1주년(25일)을 하루 앞둔 24일까지 이어진다. 20여일이라는 단기간에 외교, 통일, 국방 등 업무연관성 부처를 한데 묶어 보고하는 등 `짧고 굵게` 이뤄질 예정이다.
업무보고는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제시한 △비정상적 관행의 정상화 개혁 △창조경제를 통한 역동적 혁신 경제 △내수활성화 3대 추진 전략에 초점이 맞춰진다. 정부는 관련 국정과제 등을 중심으로 올해 추진정책과 사업을 종합보고하고, 청와대는 이를 취합해 보완·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민 생활 속에 뿌리내리는 창조경제`를 화두로 창조경제의 성과 도출 방안을 마련한다. 새 시장과 일자리를 지속 창출하고 비합리 제도 등 규제도 혁신한다. 이와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 발굴 준비도 본격화한다. 창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창업지원형 공간인 창조경제타운을 전국 50곳 이상에 조성한다. 중견·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 주역이 되는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도 빼놓을 수 없다. 유망 서비스산업인 소프트웨어(SW) 혁신 전략도 가속화한다. 우선 세계 3위 이내 글로벌 SW전문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GCS(Global Creative SW) 사업을 추진한다.
또 SW산업진흥법을 개정해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개선하고 SW유지관리 요율을 지속적으로 높인다. 알뜰폰 활성화로 가계통신비 부담도 지속적으로 낮춘다. 나노·신약·우주·원자력 등 핵심 원천·기초기술 개발과 신산업 창출 방안도 본격화한다. 올해 ITU 전권회의와 2015년 OECD 과학기술장관회의 등을 계기로 국제기구와 협력을 강화, 글로벌 리더십 확보 원년으로 만들 계획이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연구현장의 `손톱 밑 가시`를 제거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미래부는 아이디어가 신산업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형 R&D를 위해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거대·전략기술 기반 산업도 빼놓을 수 없다. 지식재산(IP) 생태계 조성을 국정과제로 꼽은 만큼 IP 기술가치 평가와 금융 등도 업무 보고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 부문 창조경제 구현을 이끌 `15대 창조경제 산업엔진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고 공기업 개혁 실천방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지난해 말 `제6차 산업기술 혁신계획(2014~2018년)`을 마련하면서 13대 대형 융합과제를 포함해 15대 신성장동력을 육성하기로 하고 실행 방안을 준비했다.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 자율주행 자동차, 탄소 소재 등 미래 먹거리 산업 기반을 다지는 것이 목표다.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산하 공기업 개혁안도 올해 산업부 주요과제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앞서 각 기관으로부터 접수한 혁신계획을 토대로 연내 실천 가능한 실행계획을 보고할 방침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유구역협정(TPP) 등 주요 통상 정책도 보고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정과제로 내건 문화융성 실천을 업무보고 중심에 둔다는 방침이다. 예술인복지법과 문화기본법 제정으로 기초가 마련된 만큼 문화융성을 확산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첫 시행된 `문화가 있는 날`을 정착시키고 문화산업계에 표준계약서 보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콘텐츠 분야는 지역 콘텐츠산업과 중소기업 육성,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춘다. 오는 5월 콘텐츠코리아랩 개원과 함께 창의적 아이디어가 일자리 창출과 새로운 기업 발굴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중소 및 지역 콘텐츠기업이 자립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4일 국무회의에서 업무 보고와 관련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나온 내용을 구체화하고 실현하는데 중점을 둬 보고해주기 바란다”며 “부처별로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를 어떻게 해나갈지 실질적 보고가 이뤄지도록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업무보고에서는 부처별로 소속 공공기관 개혁 방안도 보고하게 되는데 각 부처 장관은 책임감을 갖고 직접 챙겨주기 바란다”며 “공공기관은 기업이나 법인 형태지만 국민에게 필수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하는 일에서는 정부와 차이가 없기 때문에 높은 도덕성과 사명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