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본능적으로 자기보다 우수한 DNA를 추구한다. 이성도 마찬가지다. 짝을 통해 보다 다양한 유전자를 후손에 물려줘야만 질병 등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서 닥칠지 모를 멸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 진화의 결과물이다.
얼핏 보면 자연은 끊임없이 먹고 먹히는, 경쟁자를 제거하고 승자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장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단순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를 넘어 개체별 종을 보존하고, 죽어서는 서로 간에 필요한 양분으로 작용하는 상호 융화의 과정이 자연임을 알게 된다.
창조경제 구현의 토대로 많이 언급되는 융합은 융화의 산물이다. 융화는 서로 어울려 갈등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서로 다른 것을 억지로 접목하거나 결합시켜 놓은 것은 융합이라 할 수 없다.
융합은 자연의 순환처럼 자연스럽게 끌어안은 포용의 결과물이어야 한다.
지금 당장은 나와 다른 것과의 융합이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지만 멀리 길게 내다봤을 때는 생존과 번영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자연 속에서 다양한 유전자를 지닌 개체가 생존과 번영의 가능성이 높듯 융합을 통한 창조경제는 더욱 다양한 가능성을 만들어내고 제공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성공의 싹이 트고 건강한 산업 생태계는 완성된다.
생물학적 융합은 단시간 내에 이뤄지지 않는다. 과학기술과 산업계의 융합 또한 물리적 시간 차이만 있을 뿐 각종 시행착오와 상호 폭넓은 이해의 과정이 수반돼야 가능하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융합은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생존과 번영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점이다.
어렵고 힘들지만 타 문화를 받아들이고 융합해 온 왕조가 오래 유지되고 번영했다는 사실은 역사 속에서 확인되고 있다. 특히 인류와 자연생태계의 생물학적 연구에서 융합을 추구하려는 성질이 우리 내면에 본능적으로 내재돼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