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프로그래밍 권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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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게임을 사지 말고 직접 만드십시오. 최신 앱을 내려 받기보다 스스로 디자인 해보십시오. 스마트폰만 터치하지 말고 프로그래밍 한 번 해보십시오. 컴퓨터 과학자로 태어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수학과 과학을 조금만 배우면 누구나 컴퓨터 과학과 친해질 수 있습니다.”

한국 교육 시스템을 누구보다 부러워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이다. 대통령이 온 국민에게 프로그래밍을 권하고 나섰다. 미국의 미래가 여기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개발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미국 아이들의 삶을 바꿀 전기를 마련한다. 프로그래밍을 막연히 어렵고 복잡한 언어가 아니라 생각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만든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야후, 디즈니 등 기업도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사람들이 찾아오기 쉬운 곳은 모두 프로그래밍 교실이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애플스토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가 프로그래밍 교실로 탈바꿈했다. 유튜브와 MSN에서는 온라인 프로그래밍 강의가 나온다. 원하는 사람 누구나 교육을 받는다.

프로그래밍 교육을 확산하는 미국에는 경쟁사도 정치적 대립도 없다. 대통령이 나섰고 에릭 칸터 하원 원내 대표도 동참했다. 애플과 구글 홈페이지에 프로그래밍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얼굴이 나온다.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LG전자 사장이 나오는 격이다. 우리나라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미국이 제2 외국어를 가르치듯 프로그래밍 교육을 확산한다. 매해 바뀌는 입시 제도에 우왕좌왕하는 우리의 교육 현실이 그렇고, 프로그래밍은 고사하고 입시용 국·영·수에 매달려 과학교육도 제대로 못하는 현실 또한 그렇다. 과연 오바마 대통령이 그토록 칭찬하는 우리 교육에 미래가 있을 것일까. 언제쯤 우리 학생들이 왜 컴퓨터 과학을 해야 하는지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는 올까.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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