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계류 중인 `정보통신공사업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1000여개 기업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한다. 개정안은 기업회생 절차에 있는 정보통신공사기업이 일시적으로 자본금을 맞추지 못하더라도 영업정지·면허취소 등 행정처분을 유예해 주는 내용을 담았다. 올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정보통신공사업 면허를 가진 100여 기업이 무더기로 영업정지나 면허취소 처분을 받는다. 개정안은 지난 2010년에도 발의됐지만 정치적 이슈에 밀려 표류하다가 폐기됐다. 한 번 폐기된 개정안은 다시 상정됐지만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2일이 법정처리시한인 새해 예산안 역시 지난 29일과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파행을 빚으면서 올해도 제 때 처리될 가능성은 없어졌다. 새해 예산안도 상정하지 못 하는 상황에서 정보통신공사업법 개정안 같은 민생법안 처리는 언감생심이다. 그렇다고 당파 싸움을 합리화할 수 없다. 최근 들어 국회가 새해 예산안을 제 때 처리한 적이 없다. 오히려 법정처리시한을 지키는 게 이상할 정도다. 잘 못돼도 한참 잘 못됐다. 입법기관인 국회가 앞장서서 법을 어기고 있으니 할 말 다했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선서한 국회다. 국민의 심부름꾼을 자처한 국회지만 정작 민생 현안에는 눈을 감는다. 표를 얻기 전에는 간이라도 빼줄 듯이 허리를 숙이다가도 금배지를 달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바뀐다. 여전히 민생보다는 명분과 체면을 중요시한다. 각종 현안으로 얽히고설킨 여야 실타래는 풀릴 기미가 없다. 어느 한 쪽도 양보를 기대하기 어렵다.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는 사이에 기업은 거리에 나 앉는다. 정보통신공사업 면허를 유지하려면 자본금 1억5000만원을 만족해야 하는데 100여개 기업이 건설경기 침체로 자본잠식 상태다. 이달 안에 법안이 통과하지 않으면 새해 3월을 전후해 면허 취소되는 기업이 줄줄이 나온다. 직접 처분받는 기업은 100여곳이지만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피해기업은 1000여곳에 이른다. 여야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 민생을 담보로 정당 목표를 실현하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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