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이공계 대학생에게
최근 조사에 의하면 대학생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취업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라고 합니다. 청년 취업난이 심하니 대학생이 불안해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죠. 사실 미래는 원래 불확실한 것입니다. 미래학자가 온갖 전망을 내놓지만 아무도 5분 후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지 못합니다. 만일 과학자가 후쿠시마 해일 위력을 예측했다면 피해를 훨씬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30년 전 `둘만 낳아 잘 키우자`고 캠페인할 때, 지금과 같은 저출산 현상이 올 것을 예측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현재진행형 미래`를 인식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현재진행형 미래`입니다. 여러분이 살아가야 할 수십 년 동안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사회 충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클 것입니다. 대학생이 열망하는 정규직 일자리가 늘기는커녕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은 공무원과 교사가 인기 상한가죠. 하지만 계속되는 저출산으로 학생이 줄면 초중고교와 대학이 폐교되고, 교사와 대학 교수도 실직의 위기에 처합니다. 공무원이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그리스 정부는 파탄 난 국가재정을 살리기 위해 공무원 15만 명을 해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그리스뿐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나 다 발생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데 있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과거와 현재 시각으로 미래를 보는 것입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뿐이다`라는 경구가 있습니다. 모든 것이 변하는 시대에 믿을 것은 자기 자신뿐입니다. 사람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고 재주도 제각각이므로 정답은 없지만, 앞으로 10년을 여러분의 역량을 갈고 닦는데 투자하는 것이 미래 리스크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대학을 졸업하고 생명과학분야에서 계속 일하고자 한다면 대학원에 진학해 더 공부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학사 출신으로 회사에 취업할 수도 있지만 길게 보면 대학원에 진학해 전문분야 역량을 축적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공부해서 남 주나` 라는 말도 있듯이 공부한 것 어디로 가지 않습니다. 대학원은 국내 대학원에 가거나, 혹은 외국 유학을 갈 수 있겠죠. 외국 유학은 준비해야 할 것이 훨씬 많으므로, 국내 대학원에 가는 것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10년 전만해도 대학원에 가려면 학비가 만만치 않았지만 요즘은 대부분 대학이 생명과학전공 석·박사 학생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전액 또는 일부 보조해 줍니다. 이러한 혜택은 정부가 이공계 대학원을 육성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지원하고 있는 덕분입니다. 인문사회계 대학원에는 이런 지원이 없는 것에 비하면 행운이죠.
대학원 진학 장점은 무엇보다도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생명과학 전문가로서 실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죠. 석사과정 2년 동안에 학부 4년간 배운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석사과정 동안의 집중된 훈련은 연구보조원(학부졸업생)을 생명과학분야의 초급 연구자로 재탄생 시킵니다. 대학원 과정 중 전공인 생명과학분야 실력이 느는 것 이외에도 실험실이 제공하는 학구적인 환경, 동료와의 협업, 그리고 지도교수와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한 지혜를 얻게 됩니다. 대학원은 출신교 대학원에 갈 수도 있고, 다른 대학 대학원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대학원 교수진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출신 학교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고민이 적지만, 출신 학교가 아닌 다른 대학 대학원에 갈 때는 그 대학 학풍이나 실험실 분위기에 따라 적응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인생항로의 갈림길에서 어떤 길로 가느냐에 따라 여러분의 미래는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현대 생물학의 아버지인 찰스다윈은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남미 탐험에 나서는 영국 군함 비글호에 승선해 5년 동안 남미와 갈라파고스 군도를 탐험했습니다. 만일 다윈이 비글호에 승선하지 않았다면 `종의 기원`이라는 불후의 명작을 저술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사실은 저도 약학과를 졸업하고 화학과 박사 과정에 간 것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만일 그 때 제가 박사과정에 가지 않았다면 제 삶의 궤적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입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 때 참 결정을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From. 나도선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제공:WISET(한국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생애주기별 지원 전문기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