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정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시행으로 공공정보화 시장에서 대기업 참여가 제한돼 일부 공백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공공기관, 중견 IT기업들이 스스로 노력한다면 그 공백은 금방 사라질 것입니다.”
최근 중견 IT기업 중심으로 출범한 공공정보화전략포럼의 초대 회장을 맡은 한정섭 KCC정보통신 대표의 말이다.
공공정보화전략포럼은 지난달 개정 SW산업진흥법이 시행된 공공 정보화 시장의 각종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출범했다. 향후 각종 현안을 해결하는 데 포럼이 큰 역할을 할 계획이다. 한 회장은 공공정보화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정부가 개정 SW산업진흥법을 시행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발주문화 개선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여전히 가격 중심의 사업자 선정 기준을 기술 중심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젝트 품질 강화를 위한 교육 등 정부 지원도 요구했다.
공공기관의 노력도 당부했다. 정보화 사업의 문제는 대부분 사업 예산 부족에서 발생한다는 것이 한 회장 생각이다. 저가 수주에 앞서 저가 발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회장은 “프로젝트 발주 초기부터 사업 수행이 어려울 만큼 적은 예산이 책정된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초기 사업 예산이 적당하다 하더라도 불명확한 제안요청서(RFP)로 지나치게 잦은 과업변경과 사업추가로 투입 비용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로 제기했다.
마지막으로는 중견 IT업계 스스로의 노력도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중견 IT기업 스스로 프로젝트 품질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KCC정보통신은 지난해부터 별도 프로젝트품질관리팀을 신설해, 프로젝트 품질을 최우선으로 여기도록 했다”고 전했다. 무조건적인 사업 수주보다는 가능한 사업 중심으로 수주, 사업 수행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공공정보화전략포럼은 내달 6일 개최하는 2차 회의에서 제도개선 분과를 신설한다. 제도개선 분과를 통해 향후 공공정보화 프로젝트 품질이 강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개선 과제와 방안을 제시한다.
한 회장은 “새로 법이 시행돼 정상적으로 안착되려면 시일이 필요하다”며 “몇 년 간은 정부, 공공기관, 업계가 스스로 노력해 각종 우려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KCC정보통신은 올해 1000억원 매출을 기록해 전년대비 큰 폭의 성장세를 이뤘다. 대형 사업의 프로젝트 품질을 높이기 위해 역량을 강화하고 20억원 미만 사업은 중소기업이 수행할 수 있도록 제안을 자제했다. 내년에도 공공과 금융 등을 중심으로 시장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