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e스포츠 산업 키우려면 민관협력해야

한국, e스포츠 재도약 가능한가

전 세계적인 e스포츠 열기의 중심에는 경기종목으로 쓰이는 `리그오브레전드(LoL)`와 `스타크래프트2`가 있다. 라이엇게임즈와 블리자드 모두 미국에서 개발한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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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T1 선수들이 지난 10월 미국 로스엔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2013 롤드컵 결승전에서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우리나라 선수가 우승했지만, 이 경기는 미국에서 제작된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로 치러졌다.

우리나라가 온라인 게임 강국이자 e스포츠 종주국임을 내세우지만 e스포츠 열기에서 우리나라 게임은 비켜나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와 스타크래프트의 열기에 가려 한국 게임은 들러리 신세에 머물러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산 게임이 세계 e스포츠 흐름을 휘어잡으려면 게임업계, e스포츠 관련단체, 정부가 한데 맞물려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스포츠 활성화가 게임 개발사 단독으로 기획해서 만들 수 있는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각 주체 간 유기적인 협업이 전제돼야 국산 게임의 e스포츠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조만수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 초반부터 1인칭슈팅(FPS) 게임인 서든어택을 비롯해 카트라이더, 포트리스 등 캐주얼게임 등에서 e스포츠 붐을 일으키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다양한 층이 즐기는 프로스포츠로서 성공하지 못했다”며 “이는 e스포츠에 적합한 게임을 만들어내는 데 사실상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e스포츠를 겨냥해 만든 LoL의 경우, e스포츠로 흥행과 오랜 인기를 얻는 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며 “한국 게임도 LoL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e스포츠에 적합한 게임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최근 게임 플랫폼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움직이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대현 서울산업대 교수는 “게임시장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변하는 데 따른 모바일 게임의 e스포츠 가능성도 타진해야 한다”며 “국산 게임이 MMORPG 만들기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다양한 게임을 만들고, 이를 e스포츠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사는 e스포츠에 적합한 깊이 있고 감동을 주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이고 e스포츠기관이나 정부도 힘을 보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규 아주대 교수는 “한국산 게임이 e스포츠로 활성화되기 위해선 아마추어 저변 확대와 이를 통한 프로 양성이 이뤄져야 한다”며 “게임업계는 좋은 게임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정부와 기관은 e스포츠를 활성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인 e스포츠 활성화 계획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e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이 나왔지만, e스포츠에 관한 연구, 전용 경기장 건립, 인재 양성 등에 관한 논의는 10년째 제자리”라며 “정부 차원에서 예산 지원을 포함한 중장기 정책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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