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IT 무관세 확대 최종 협상 11일 개시…디스플레이 포함 여부 주목

디스플레이·영상·의료기기 등을 중심으로 힘겨운 IT 통상전쟁

16년 만에 정보기술(IT) 무관세 품목을 늘리기 위한 세계무역기구 정보기술협정(WTO ITA) 제15차 확대 협상이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된다. 사실상 마지막 협상으로 세계 주요국 간 첨예한 대립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디스플레이·영상·의료기기 등 주력산업 품목을 중심으로 힘겨운 IT 통상전쟁을 치를 전망이다.

10일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에서 11일부터 15일(현지시각)까지 닷새간 55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WTO ITA 확대 협상 회의가 열린다. 참가국들이 다음 달 초로 예정된 WTO 각료회의 전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한 상태여서 최종 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참가국들은 15일까지 협상을 마치지 못하면 기간을 연장해서라도 회의를 계속할 방침이다.

ITA 확대 협상은 현재 200여개에 이르는 IT 무관세 품목 범위를 대폭 넓히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 1997년 발효된 ITA가 2000년대 들어 급성장한 IT 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풀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본격 논의에 착수, 약 260개에 달하는 신규 무관세 품목 후보군을 추린 상태다.

무관세화 영향이 각국 산업 경쟁력 수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국가별로 특정 품목을 포함시키거나 또는 제외하려는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과 일본이 대체로 품목 확대에 적극적인 가운데 산업별 편차가 있거나 뒤처진 나라들은 사안에 따라 다르게 접근 중이다.

우리나라는 디스플레이를 무관세 품목 추가 우선순위에 올려놓았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지난해 관세율을 3%에서 5%로 올린 탓에 무관세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영상기기는 TV를 제외한 셋톱박스, 모니터, 부품 등을 중심으로 무관세화를 추진 중이다. 디스플레이는 중국, 영상기기는 EU 등이 각각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어 결과는 미지수다.

반면에 한국은 의료기기에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의료기기 관련 제품 20개를 포함한 총 30여개를 민감 품목으로 통보했다. 미국·EU 등에 비해 의료산업 발전이 더뎌 아직 글로벌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의료기기와 관련해서는 중국도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어서 디스플레이 분야와 달리 공조가 예상된다.

이번 회의에서 무관세 품목이 확정되면 이르면 내년 개정안이 발효될 전망이다. 관세 철폐는 기본적으로 3~5년 내에 이행해야 하며, 특별 민감 품목에 한해 5년 이상 장기 철폐가 허용된다.

정부 관계자는 “관세 철폐 원칙에는 참여국들이 공감하지만 세부 품목별로는 자국 산업 상황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린다”며 “현재로서는 회의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WTO ITA 개방 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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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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