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물질을 다루는 공장, 실시간 모니터링을 한다고 해도 언제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사고 조짐이 보일 때 바로 감지해 관리실에 통보하고,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있다면 어떨까.
사물인터넷(IoT·The internet of things)을 응용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유무선 통신을 통해 모든 사물이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가 오고 있다. IoT를 이용한 응용서비스 개발도 시작됐다.
전자부품연구원(KETI)은 먼저 산업안전·방재 등 안전을 위한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지금은 대규모 시설 안전에 초점을 맞췄지만, 개인의 위치와 상황을 모니터링해 위험 상황 발생 시 즉시 조치할 수 있는 개인 안전 서비스에도 응용할 수 있다. 이 기술이 확대되면 유통물류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물류 현황을 파악할 수 있으며 도중에 나타나는 물품 손상에도 사람의 간섭 없이 기기 간 통신만으로도 즉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전자부품연구원은 이를 위해 네 가지 분야 기술을 집중 개발 중이다. △지능형 소프트웨어 △이종 융합 네트워크 △스마트 디바이스 △서비스 플랫폼 등이다.
일부 기술은 이미 개발 완료했다. KETI는 맥스포와 900㎒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 모듈을 개발했다. 맥스포는 이를 바탕으로 사물통신(M2M) 제품과 솔루션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2M 임베디드 솔루션, 스마트 미터링, 근거리 통신 플랫폼 등의 제품을 개발 중이다. 이상학 KETI 센터장은 “IoT는 기존 IT 기술을 총망라하는 개념”이라며 “IoT 응용서비스는 공공안전·에너지·의료 등 전 산업분야에 적용되는 핵심 기반 기술이어서 이를 육성하기 위한 범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바이오 진단 서비스도 IoT 응용서비스와 더불어 인간의 삶을 더욱 안락하게 도와주는 미래 기술이다. 바이오 진단 서비스는 융합기술(IT·NT·BT)을 통해 질병의 유무와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소자나 플랫폼 기술을 일컫는다. 이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진단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고령화 시대 의료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도 크다. 프로스트&설리반은 의료기기 시장이 2012년 3428억달러(약 364조원)에서 오는 2017년 4762억달러(약 505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의료기기 시장은 선진국이 장악하고 있지만, 새로운 서비스에서는 국내 강소 기업에게도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 일례로 월드클래스 300 의료 기기 분야에 선정된 인포피아는 진단기기를 포함해 다양한 헬스케어 제품을 100여개국에 수출 중이다. KETI와 개인건강기록(PHR) 기반 당뇨병 중심 만성 질환 관리를 위한 서비스와 휴대용 유헬스 센서 등도 KETI와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했다.
문제는 원천 기술이다. 앞으로도 성장성이 큰 센서 기술과 분석 소프트웨어 등의 분야에서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이오 진단 디바이스의 감도나 안전성 등에 관련된 기술이 미흡한 탓에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 대비 기술 격차가 2년 이상 벌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