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이 올라갈수록 청소년 정직도와 윤리 의식이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등학생 10명 중 8명은 인터넷에서 불법으로 다운로드를 하고 있었다. 콘텐츠 저작권과 도덕적 사용에 대한 교육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가 지난 6월부터 전국 초·중·고등학생 2만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소년 전체 정직지수는 74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 84점, 중학생 72점, 고등학생 68점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도덕 수준은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에서 영화 또는 음악파일을 불법으로 다운로드 한다`는 항목에서 고등학생 79% `그렇다`고 응답했다. 중학생(58%)과 초등학생(20%)은 불법 다운로드 경향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콘텐츠 저작권을 주제로 `숙제를 하면서 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베낀다`는 질문에 고등학생 64%, 중학생 56%, 초등학생 47%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안종배 윤리연구센터장(한세대 교수)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편차가 커지는 것은 인터넷 등 발달되는 기술에 비해 청소년 도덕 교육 변화가 맞춰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10억원이 생기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다`는 항목에는 고등학생 절반(47%)정도가 괜찮다고 응답했다. 중학생(33%), 초등학생(16%)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고등학생, 중학생, 초등학생이 각각 44%, 28%, 12%가 괜찮다고 응답했다. 안 센터장은 “전체적으로 청소년 윤리 의식이 더 떨어지고 있다”며 “배금주의와 부패에 엄정하지 못한 사회시스템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은 잘못에 대해 타인이 보고 있거나 자신에게 직접 처벌이 될 가능성이 높은 문제는 정직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타인이 못 보거나 처벌 가능성이 없으면 잘못에 대해 문제의식이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험 보면서 커닝한다`는 초등학생 96%, 중학생 93%, 고등학교 92%가 `안 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비슷한 항목인 `친구의 숙제를 베껴서 낸다`는 초등학생 30%. 중학생 69%, 고등학생 78%가 `괜찮다`고 응답했다. 정직보다는 거짓으로 위기를 넘기거나 편법으로 이익을 추구하고, 절차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사회 가치 풍조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센터 분석이다.
안 센터장은 “학교와 가정, 사회 전반에서 정직의 가치를 소중히하고 장려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며 “대한민국 미래인 청소년 정직과 윤리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청소년 스스로 체감할 수 있는 체험교육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표> 2013년 청소년 정직지수 설문결과 점수(부문별)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