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가 떠난 지 2년, 팀 쿡은 잡스 그림자를 지우고 애플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잡스를 완전히 떨쳐내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가 있다. 자신만의 혁신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 2년간 애플은 잡스의 유산 안에 머물러 왔다. 쿡이 준비하는 새로운 도전이 성공해야 애플의 혁신 역량을 의심하는 시장의 우려를 걷어 낼 수 있다.

애플의 새로운 혁신은 웨어러블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내년 초 공개가 예상되는 `아이와치`가 핵심이다. 음성 통화는 물론이고 메시지 및 이메일 수신, 음악 감상, 일정 확인이 가능한 스마트 와치는 웨어러블 시대를 열 유력 주자다. 간단한 착용으로 신체 변화를 기록·분석할 수 있어 차세대 헬스케어 기기로도 꼽힌다.
아이와치는 스마트 와치 시장 최대 기대주다. 라이벌인 삼성전자의 갤럭시기어가 혹평을 받으며 기대감이 더 커졌다. 아이와치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잡스의 작품이 아닌 팀 쿡 지휘 아래 내놓는 첫 번째 혁신 제품이다. 아이와치는 애플 혁신 역량 가늠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애플은 이미 아이폰5S로 아이와치 테스트를 시작했다. 아이폰5S에 처음 들어간 M7칩은 사용자의 각종 모션정보를 수집한다. 사용자가 잠을 자는지, 걷고 있는지, 운전 중인지 알아서 파악한다. 애플은 아이폰5S에서 모은 모션정보를 바탕으로 M7칩을 아이와치에 최적화할 계획이다.
최근 선보인 iOS7도 애플의 미래와 맞닿아 있다. 키워드는 교육이다. 애플은 iOS7에 앱과 디바이스를 관리하는 모바일기기관리(MDM) 기능을 추가했다. 교사가 학생의 스마트 기기에서 실행되는 앱을 통제한다. 파일 공유가 쉬운 `에어드롭`과 문서 작성을 위한 `아이웍스`도 통합했다. 교육 콘텐츠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구글이 연말 교육 전문 앱스토어 개설하며 교육 시장 빅뱅을 준비한다. 애플이 iOS7을 기반으로 교육 시장에서 승리할 경우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을 것을 재창조하는 것이 혁신”이라는 팀 쿡의 말을 증명할 수 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