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기획재정부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발표한 이후 개별 부처 예산안도 속속 공개됐다. 산업진흥과 에너지·통상 분야를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도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올해보다 8% 줄어든 7조8137억원이다. 정부가 내년도 전체 예산을 올해보다 4.6% 늘려 잡은 것과는 반대다.
연구개발(R&D) 예산은 올해 3조1782억원보다 적은 3조1702억원으로 낮아졌다. 미래 성장 잠재력을 가늠하는 예산도 줄었으니 다른 예산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지난 정부 후반 감사원 감사 등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해외자원개발 분야와 에너지 분야 예산은 내실화를 명분으로 대폭 삭감했다. 한국가스공사 출자를 없애고 유전개발사업 출자도 올해 2200억원에서 1700억원으로 줄였다. 신재생에너지 지원은 정률에서 정액제로 바꿔 1320억원에서 1084억원으로 낮췄다. 올해 2339억원으로 책정한 비상수급조절 비용은 395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중소기업의 수출을 지원하는 무역 부문 예산도 마찬가지다. 중소중견기업 수출경쟁력 강화 예산과 지역전문가 양성 공급 예산은 각각 340억원과 33억원에서 411억원과 41억원으로 소폭 늘어났지만 KOTRA와 무역보험공사 예산은 감소했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어젠다가 창조경제 실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이고 산업부가 현재와 미래 먹거리 창출을 담당하는 현업 부서임에도 예산이 줄어든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예산안이 국회에 올라가면 현미경 검토와 정치 논리로 예산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책정한 예산안이라도 제대로 지키려면 국회를 잘 설득시켜야 한다. 차세대 먹거리를 창출할 산업 진흥과 세계적인 에너지자원 확보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적정 예산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도 각인시켜야 한다.
예산은 비록 줄어들지만 손톱 밑 가시를 제거하고 제도를 개선해 산업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고 기존 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산업을 고도화해야 한다. 또 단기 실적보다는 오랜 기간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효율화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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