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창조적 가치를 키우자]4인4색 인터뷰-엔도어즈 김태곤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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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단순 시간 때우기용 콘텐츠가 아니라 다양한 가상의 삶을 경험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본질인 호기심과 탐험심을 충족시켜 줌으로써 창의적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훌륭한 수단입니다.”

김태곤 엔도어즈 상무(총괄프로듀서)는 게임이 좋은 교육의 장이 될 수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실제로 김 상무는 자신이 개발해온 게임에 교육적 요소를 적극 반영하는 개발자다. 경제를 다룬 온라인 게임 `거상`은 중앙대 경영학과의 정식 수업 교재로 활용되기도 했으며 `군주`는 게임 내 사용자들이 투표로 군주를 뽑는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해 화제가 됐다. 초창기 개발작인 `충무공전`과 `임진록`은 제목처럼 한국 역사를 소재로 했다. 모두 출시 당시 재미와 교육적 요소를 두루 갖춘 좋은 게임으로 평가받았다.

김 상무는 “위인전을 많이 읽는 것은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글을 통해 간접적으로 학습하는 효과 때문”이라며 “게임으로 육상선수가 되거나 대통령, 정치가, 전쟁 영웅, 도시 건설자 등을 경험할 수 있고 심지어 책보다 생생하고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도리어 아이들이 사회를 경험할 수 있는 폭이 좁아졌다고 분석했다. 예전에는 동네 골목에서 친구들과 병정놀이를 하거나 막대기로 칼싸움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기르고 조직의 생리를 체득하며 성장했다. 하지만 현대 아이들은 친구들을 만나려면 학원에 가야 하고 운동도 학원에 가야 할 수 있는 등 경험의 폭이 상당히 좁아졌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게임은 사람간 협력과 경쟁이 모두 필요한데 이는 사회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한 경험”이라며 “아이들이 복잡한 사회 구조를 이해하고 다양한 구성원을 포용하는 능력을 기르는데 게임이 한몫할 수 있으므로 이런 장점을 적극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인간의 본성인 모험심과 호기심을 충족하는데 게임이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사람이면 누구나 갖는 탐험심과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모험을 즐길 수 있는 무대가 바로 게임”이라며 “모험심을 충족하지 못한 사람이 과연 상상력이 풍부한 창의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지, 미래를 이끌어갈 중요한 사회적 자산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선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게임 중독 문제는 아이들이 게임을 하며 겪은 다양한 경험을 서로 나눌 수 있고 올바른 게임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상무는 “과거에는 연예인을 소위 `딴따라`라고 불렀지만 지금은 한류 콘텐츠를 이끄는 주역들로 생각하는 것처럼 사회적 분위기는 변하기 마련”이라며 “어릴 때 게임을 접해보지 않은 세대는 게임을 우려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자녀에게 게임을 과도하게 하면 안되고 상대가 보이지 않더라도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주변을 둘러보면 정작 이런 내용을 책임감 있게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을 뿐더러 학교에서도 의미있는 관련 교육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아이들이 서로 게임을 하며 경험한 것을 서로 나누면서 스스로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가려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태곤 엔도어즈 총괄프로듀서

*나이: 42세

*즐겨하는 게임은?: 현재 개발 중인 `영웅의 군단`

*취미: 게임, 걷기

*김 상무에게 게임이란?: 새로운 인생을 경험하는 세상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