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讀書)는 고독(孤獨)한 마음으로 정독(精讀)하고, 느낀 점을 낭독(朗讀)하며 써보며, 쓴 내용을 지독(至毒)하게 실천하면 중독(中毒)된 마음의 독소(毒素)가 해독(解毒)되면서 마침내 책의 내용을 해독(解讀)하는 행위다.
디지털 시대가 심화될수록 전자책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사회변화와 기술발달이 가져온 문명의 이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자책이 종이책에 비해 읽는 속도나 효율은 높을지 모르지만 쉽게 읽은 만큼 내용이 내 몸에 각인되지 않고 휘발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노트를 찾으면 에버노트나 갤럭시노트가 검색될 만큼 이제 노트도 전자펜으로 메모하고 저장하고 활용하는 시대가 됐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일의 생산성이나 효율도 그만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대안도 많아졌다. 문제는 접촉으로 책을 읽지 않고 접속으로만 책을 읽으면 촉각이 둔화되고 결과적으로 책의 내용도 내 몸으로 체화되지 않을 수 있다. 접촉 없는 접속은 공허하고 접속 없는 접촉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 두 가지 감각이 조화롭게 어울려야 인간의 신체 감각도 골고루 발달한다. 특히 독서는 접속으로 전자책을 눈으로 읽거나 검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가락으로 책장을 넘기면서 중간중간 책 사이에 메모하는 흔적을 남기면서 오감으로 읽는 것도 중요하다. 독서를 한다고 책을 눈으로 읽기(讀)는 하지만 읽은 내용을 손으로 쓰면서(書) 기록하지 않거나 손으로 쓴 내용을 몸으로 실천하지 않으면 읽은 내용조차 휘발돼 머리에 남지 않는다.
대강대강 읽는 독서(讀書)는 정신의 보약이 되지 못하고 조금 아는 내용으로 남에게 잘난 체하거나 아는 체하는 독설(毒舌)이 되기 쉽다. 내가 읽고, 쓰며, 실천한 독서만이 내 삶의 피가 되고 살이 된다. 독서의 완성은 책을 읽는 데 있지 않고 읽은 내용을 몸으로 실천하는 데 있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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